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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퀸 엘리자베스’ 항모 태평양 파견에 中 “적대행위”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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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사진 홈페이지 캡처]

[사진 홈페이지 캡처]

영국 해군의 최신예 항공모함인 ‘퀸 엘리자베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배치 계획에 대해 중국이 “적대 행위(hostile action)”가 될 수 있다면서 강력 반발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년 전 취역해 시운전과 훈련 등이 진행 중인 퀸 엘리자베스는 2021년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첫 작전 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가 미국·호주군과 함께 중국의 남중국해 패권을 견제하기 위한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 작전을 수행하기를 원한다고 주장한다.

길이 280m의 6만5000t급 디젤 추진 항모인 퀸 엘리자베스는 미국 해병대 소속 F-35 스텔스 전투기들의 이착륙을 지원한다.

주영 중국 대사관의 쑤광후이 무관은 지난주 이에 대해 "미국과 영국이 손을 잡고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영토 보존에 도전하는 것은 적대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영국 상륙함 HMS 알비온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필리핀명 칼라얀 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에 접근했을 때도 “도발 행위”라고 비난한 바 있다.

당시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상륙함인 HMS 알비온(Albion)함이 지난달 31일 영국 왕립해병대원들을 태우고 파라셀 군도 인근 해상을 항해했다고 전했다.

HMS 알비온함은 사흘뒤 베트남 호찌민에 입항했다. HMS 알비온함의 출현에 중국 군당국은 호위함 1척과 헬기 2대를 급파했으나 양측 사이에 별다른 충돌 없이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HMS 알비온함이 분쟁해역인 파라셀 군도의 12해리 이내로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영국이 파라셀 군도에 대한 중국의 과도한 영토 주장을 인정하지 않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퀸 엘리자베스호 [AP 연합]

퀸 엘리자베스호 [AP 연합]

파라셀 군도는 중국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지만, 베트남과 대만 등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로이터 통신에 팩스로 보내온 성명에서 HMS 알비온함이 중국 정부 허가 없이 파라셀 군도 주위의 중국 영해를 침범했으며 이에 중국 해군이 영해에서 나가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또 “중국은 영국 측에 이런 도발적인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양국 관계의 큰 그림과 지역적 평화 및 안정을 해치는 행위를 피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면서 자국의 주권을 수호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영국 왕립해군 대변인은 “HMS 알비온함은 국제법과 규범을 완전히 준수하는 가운데 ‘항행의 자유’라는 권리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영국 해군 함정의 이번 항해는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를 견제하고자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쳐온 미국이 최근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한 직후에 펼쳐졌다.

영국은 31억 파운드(약 4조6000억원)를 들여 2009년부터 퀸 엘리자베스를 건조해 왔다. 퀸 엘리자베스는 1600명의 병력과 수직이착륙 기능을 갖춘 F-35B 스텔스 전투기, 대잠 헬기와 공격헬기 등을 탑재할 수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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