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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세대교체 주창한 외부 행사에 한국당 현역이 참석한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자유와희망나라세우기(희망세) 추진대회가 개최됐다. [이우림 기자]

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자유와희망나라세우기(희망세) 추진대회가 개최됐다. [이우림 기자]

“축사나 내빈소개를 하지 않겠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유와희망나라세우기(희망세) 출범식에서 나온 말이다. 희망세 측은 “보통 국회나 대형 행사장을 가면 축사나 내빈 소개 그리고 국회의원의 인사말이 줄줄이 이어진다. 본 행사보다 식전 행사가 주목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린 과거의 모습과 조금 다른 행사 진행을 위해 축사나 내빈소개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실제 이 자리엔 현역 의원들이 있었지만, 이들의 명패가 놓인 자리도, 축사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행사 형식부터 변화를 시도한 희망세는 보수 개혁을 위해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가 출범시킨 단체다. 이 교수는 이날 출범선언문에서 “문재인 좌파 정부는 충분히 무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런데 젊은이들은 보수 정당에 시선을 돌리지 않고 있다”면서 “70년대 국가주도 계획경제의 틀을 가지고 21세기 고민을 해결하는, 즉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하는 보수세력이기에 청년 세대에게 울림을 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유주의에 입각한 분명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정책 혁신을 이뤄야 한다. 이는 정치권의 세대교체가 없인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특히 “(보수에서) 탄핵으로 인한 분열을 극복하는 세력교체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보수는 집권 가능성도 작고 통합 가능성도 작다. 야권이 통합되려면 탄핵으로부터 자유로운 세력으로 혁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자유와희망나라세우기(희망세) 추진대회가 개최됐다. [이우림 기자]

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자유와희망나라세우기(희망세) 추진대회가 개최됐다. [이우림 기자]

행사에선 야당을 향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보수 유튜버인 구자웅씨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역구를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한다. 지역구 챙길 때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무엇을 바라보고 가야 할지 가치를 바라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주동식 제3의 길 편집인은 “대한민국 우파는 정치를 한 적이 없다. 청와대의 국회 파견 정도”라며 “행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어도 정치는 아니다. 정치는 대중을 설득하고 동원하는 메커니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어젠다와 콘텐츠, 메시지로 대중 설득하고 동원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정치”라고 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윤상직 한국당 의원은 “이제 새로운 세대를 만들어야 한다. 똑똑한 젊은 세대에게 자리를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한국당 현역 의원이 이런 행사에 참석한 것이 차기 공천에서 물갈이론을 부추기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혁신과 세대교체란 측면에서 동의한다. 최근 당내 보수 우파의 가치가 없단 말도 나오는데 한국당 내부에서 쉽지 않으니 밖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행사에는 윤 의원 이외에도 김순례·정종섭 한국당 의원과 김중로·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성제준·윤서인·구자웅 등 보수 유튜버들과 김은구 서울대 트루스포럼 대표, 김성은 경희대 교수, 주동식 제3의 길 편집인 등이 강연을 이어갔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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