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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용사를 ‘군무새’로? 비하 논란 휩싸인 프로그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XtvN 유튜브 영상 캡처]

[XtvN 유튜브 영상 캡처]

배우 김민교와 그가 출연했던 한 방송 프로그램이 6·25 참전용사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이는 지난해 10월 방송된 XtvN ‘최신유행 프로그램’의 ‘요즘것들 탐구생활: 군무새의 특징’ 편에서 김민교가 6·25 참전용사로 분한 장면을 문제 삼는 글들이 최근 온라인에 올라오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방송이 오는 7일 시즌2를 시작하면서 해당 방송 편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군무새’는 ‘군대+앵무새’란 의미로 입만 벌리면 군대 얘기를 하는 남자를 일컫는 속어다.

[XtvN 유튜브 영상 캡처]

[XtvN 유튜브 영상 캡처]

‘군무새의 특징’ 편은 이렇다. ‘군무새’로 소개되는 대학 복학생(권혁수 분)은 자기보다 군대를 늦게 갔다 온 후배에게 “네가 간 건 군대도 아니야. 나 때는 말이야~”라며 으스댄다. 이를 본 머리가 희끗희끗한 교수는 “월남전도 안 겪어본 놈들이”라며 손가락질을 한다. 이 교수는 60군번 월남전 참전용사다. 마지막에 48군번 6·25 참전용사라는 백발의 노인(김민교 분)이 등장해 이같은 말을 한다. “6·25 전쟁도 안 겪어본 놈들이 뭘 안다고!”

이런 내용이 캡처돼 최근 온라인에 퍼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비판 여론이 나왔다. “6·25 참전용사를 희화화했다”는 것이다. 6·25 참전용사의 복장까지 따라 해 ‘꼰대(늙은이를 이르는 은어)’로 묘사했다는 지적 등이 나왔다.

이후 ‘최신유행 프로그램’ 시청자게시판에는 제작진의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빗발쳤다. 5일 이후 6일 오전까지 100여개 가까운 글이 올라온 상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불법·유해 정보로 신고하자”는 글도 찾을 수 있었다.

김민교의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관련 댓글이 잇따랐다.

“이런 류의 각본은 보고 거르는 게 좋다. 민교씨가 이렇게 연기하는 것도 개그 대상으로 삼으신 그분들이 이 나라를 지켜주셨기에 가능한 것”이라는 네티즌 댓글에 김민교는 직접 댓글을 달고 “잘 알고 있다. 희극 다루는 사람으로 민감한 부분을 신경 많이 썼고, 잘 거르며 했다 생각했는데 너무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여기엔 “방송 내용을 제대로 이해 못 한 것 같다”는 댓글도 달렸다. “참전용사가 군대로 허세부리는 사람들을 조용하게 만들고 존경받을 서열 1위라는 내용이지 비하 의도는 없었던 것 같다”는 것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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