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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3차 촛불집회 추진…총학과 따로 움직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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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 입시 비리 의혹 촉구를 위한 2차 촛불집회가 지난 달 30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서 열렸다. 고려대생 100여 명이 참석해 학교 측에 입시 비리 규명을 요구했다. 이날 이들은 본관까지 행진한 후 현관에 구호를 적은 쪽지를 붙였다. 전민규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 입시 비리 의혹 촉구를 위한 2차 촛불집회가 지난 달 30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서 열렸다. 고려대생 100여 명이 참석해 학교 측에 입시 비리 규명을 요구했다. 이날 이들은 본관까지 행진한 후 현관에 구호를 적은 쪽지를 붙였다. 전민규 기자

조국 후보자 딸 조모(28)씨의 입시특혜 의혹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고려대 3차 촛불집회를 6일 오후 열자는 의견이 학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 2차 집회를 이끈 총학생회 대신 3차 집회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집회가 추진되고 있다.

“6일, 3차 집회 예정”

지난 3일 오전 고려대 재학·졸업생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3차 촛불집회 집행부 모집’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본인은 1차 집회 집행부원은 아니며, 3차 집회 일정도 확정된 건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어 “3차 집회 역시 ‘정치배제’를 위해 ‘과거 당원경력, 정치활동 경험 등’에 대한 확인작업을 거친다”고 덧붙였다. 오후 7시쯤 A씨는 재차 글을 올리며 “집행부를 구성했고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6일(금) 오후에 3차 집회 열기로 확정했다”고 알렸다.

3차 촛불집회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구성원들의 호응도 이어졌다. 글에는 ‘금요일 저녁 잘 정한 거 같아요’ ‘고연전 일정 끝나고 고대 티 입고 다들 참석하면 될 듯’이라는 댓글이 추천을 가장 많이 받고 베스트 댓글로 선정됐다. 6일(금)에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정기 고연전이 예정되어있다. 양교 재학·졸업생이 응원에 참여하는 큰 행사다. 집회가 예정된 6일 오후 5시에는 장충체육관에서 농구경기가 펼쳐진다. 만약 정기전에 참여한 학생들이 집회에 나선다면 3차 집회 규모는 1·2차 집회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이밖에 정기전을 치른 뒤 연세대와 촛불집회를 함께 진행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조 후보자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고려대는 1·2차 촛불집회에서 ‘입시 비리 의혹 진상 규명’등을 요구했다. 서울대 집회처럼 공식적으로 조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진 않았다. 하지만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이후 커뮤니티에서는 ‘조국..사퇴는 조심스럽게 이제 소리내어야 하지 않을까요’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에서는 ‘서울대처럼 사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댓글이 가장 추천을 많이 받기도 했다.

변수는 태풍, 총학은 ‘묵묵부답’

고려대 3차 촛불집회 변수는 태풍이다. 기상예보에 따르면 13호 태풍(링링)은 주말을 지나 한국을 관통한다. 4~6일에는 가을장마도 이어진다. 이에 학생들은 ‘고파스’에서 “저렇게 반듯하게 오는 태풍 참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요”라며 6일 집회를 우려하기도 했다. 고려대와 촛불집회를 함께 진행했던 서울대 총학생회는 ‘4일 오전 주말 태풍으로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에 3차 촛불집회를 9일(월)에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학생들의 자발적인 3차 촛불집회 추진에 대해 고려대 총학 측은 4일 오전까지 공식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고대 총학 관계자는 지난 3일 “논의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오해”라며 “추후 집회 날짜 등은 회의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달 23일 열린 고려대 1차 촛불집회는 학생들이 주도했다. 이후 총학생회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2차 촛불집회는 총학 주도로 진행됐다. 다만 총학이 주도한 2차 집회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태호 기자 kim.ta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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