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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수지 여사 만나 “한국전 때 미얀마 쌀 지원 큰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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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미얀마를 방문하여 실권자인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얀마를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문을 내고 “한국은 미얀마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던 역사가 있다. 한국전쟁 당시 미얀마가 지원해 준 5만 불 규모의 쌀은 전쟁으로 고통받던 한국 국민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왔다”고 사의를 표했다.

미얀마 정부에 ‘한국 데스크’ 설치 #한국 기업 애로사항 처리 합의

문 대통령은 이어 “양국 간 경제협력을 효율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도적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미얀마 정부 내에 설치하는 한국 데스크(Korea Desk)는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을 전담 처리하고, 장관급 경제협의체인 ‘한-미얀마 통상산업협력 공동위’는 경제협력 사업의 안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미얀마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을 10억 달러로 늘리는 등 개발 협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농촌 개발사업, 환경 협력과 기술 인력 양성, 장학 사업, 스쿨버스 지원도 더 확대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수교국이기도 한 미얀마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지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줬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앞으로도 양국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얀마의 로힝야족 문제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인구의 89.4%가 불교 신자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따른다는 이유로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이 대대적으로 진행돼왔다. 2017년 8월엔 대규모 학살이 발생해 로힝야족 수십만 명이 방글라데시로 쫓기듯 도망쳤다. 유엔이 이를 인종청소라고 규정한 가운데, 영국 옥스퍼드시와 아일랜드 더블린시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수지 고문이 이 문제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며 명예 시민권을 박탈했다.

문 대통령은 공동 발표문에서 “미얀마 정부도 리카인 문제 해결과 같은 민족 간 화합, 국가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양국이 서로 도우며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로힝야족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 리카인주(洲)다.

네피도(미얀마)=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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