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球'는 대구에서…이승엽 56호 마지막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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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딱 한 경기 남았다. 55호 홈런 이후 여섯 경기를 모두 홈런 없이 흘려보내고 결국 벼랑 끝까지 왔다. 이대로 허무하게 주저앉을 것인지, 아니면 더 큰 감동을 위한 신(神)의 배려함이 될 것인지….

한시즌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노렸던 이승엽(삼성)이 1일 광주 기아전에서도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승엽은 4타석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승엽은 2일 오후 6시30분 대구 홈구장에서 롯데와 올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롯데 선발은 이정민(24)이다. 올시즌 단 한 경기에 등판했고, 이승엽과 맞대결한 적도 없는 무명이다. 이승엽은 4~5차례 타석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최고조에 달한 심리적 부담을 털고, 평상심을 되찾느냐에 대기록 달성이 달렸다.

이승엽은 기아전에서 시즌 55호 홈런을 때렸던 김진우와 재대결했다. 자신이 가장 껄끄럽다고 평가했던 상대다. 그러나 강속구가 주무기여서 이승엽으로선 '수읽기'에 가장 유리한 상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승엽의 방망이는 조금씩 타이밍을 놓쳤다. 이승엽은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때렸으나 4회 3루수앞 땅볼, 6회 투수앞 땅볼로 물러났다. 이승엽은 9회 무사1루에서 언더핸드 신용운과 대결해 초구를 노렸으나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됐다.

광주구장에는 1만5백82명의 유료 관중이 입장, 올시즌 셋째로 많은 관중을 기록했다. 오른쪽 외야석부터 자리를 메우는 '이승엽 홈런볼 신드롬'은 광주구장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기아는 선발 김진우의 7이닝 3안타, 무실점 호투와 홍세완의 4회 결승 3루타를 앞세워 5-0으로 승리, 올시즌 78승49패5무로 삼성을 제치고 정규 시즌 2위를 확정지었다.

광주=이태일.김종문 기자, 성호준 기자

<사진설명전문>
아시아 최다 홈런 신기록(56개)까지는 단 한개. 그러나 이 한개의 홈런이 이렇게도 치기 어려운가. 마음은 급하고 몸은 따라주지 않는 이승엽에게는 쭉 뻗어나가는 공이라면 플라이볼조차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1일 광주 기아전 1회초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나간 이승엽이 후속 타자 마해영의 큼직한 파울 타구를 아득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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