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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사진 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중앙일보

입력

15년간 언론사에서 뉴스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사진가가 사진 책 『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김창길 지음·들녘·2만2000원)을  발간했다.
저자는 사진집을 통해 그동안 자신이 바라본 괘종시계의 진자가 자주 왼쪽에 있었음을 고백한다.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가에 초점을 맞추라는 존 버거의 충고에 근거한 것이다.

<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의 괘종시계는 탱크맨 사지에서 첫 괘종을 울린다. 이는 저자도, 편집자도 결코 의도했던 순서가 아니다. 신문에 싣기 위해 사진을 모으고 글을 쓰고 그것들을 추려 한 권의 책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단 한 번도 현재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상상하지 못한다. 그냥 고심해서 글을 엮어낸 결과, 탱크맨이 맨 앞에 놓이게 되었을 뿐이다.

1989년 6월 텐안먼에서 찍힌 한장의 사진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궁금해서 다시 들여다보고자 했던 것인데, 우연하게도 2019년 홍콩은 그 사진에 감추어진 세계의 징후를 저 스스로 소환해냈다.
그 외에도 미국의 대공황,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존더코만더,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 그리고 한국 현대사의 한 장면이었던 김주열과 이한열의 사진들 등을 꺼내놓았다.
동물권, 여성, 환경과 사진을 연결해보고, 디지털화된 사진 찍기 문화의 퇴행적 측면도 파헤쳤다.
저자는 한장의 사진에 감추어진 부분을 포착하는 작업은 우리가 사는 세계의 여러 징후를 온전히 읽어내는 일이라고 말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증거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기자(경향신문)인 저자는 지난 2011년 11월 한미FTA비준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한 국회의원이 본회의장 의장석에 최루탄가루를 살포 장면을 포착한 사진 <국회묵시록>으로 그해 한국보도사진전 대상을 받았다.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사진 칼럼은 경향신문에 연재되고 있는 <김창길의 사진공책>의 연재물이기도 하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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