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 3탄···이재명도 뛰어든 '조국 엄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살아오면서 몸으로 깨달은 진리가 하나 있다”는 말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그건 바로 ‘한쪽 말만 듣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당사자의 소명이 결여된 비판은 많은 경우 실체적 진실과 어긋난다”고 썼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원 사격에 합류한 것이다.

이 지사는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지금의 상황은 비이성의 극치인 마녀사냥에 가깝다”며 “일방적 공격을 가해놓고 반론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람이 하는 일에는 금도라는 것이 있다”며 “수사나 재판도 아닌 청문회에 당사자가 아닌 가족을 끌어들이는 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페북

이재명 페북

이 지사의 글을 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의 한 보좌진들 사이에선 “이심전심(以心傳心) 대열에 합류한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이 지사는 지난해 친형 강제입원 의혹 등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혐의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연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국가권력을 사적,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최악의 적폐”라는 등의 글을 올려 반박했다. 직권남용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는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9월 6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이 지사가) 지난해 수사과정에서 겪었던 일들이 떠올라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마음으로 서두를 잡은 것 같다”며 “수사과정을 포함해 본인 해명의 기회도 없이 의혹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 대해 원칙을 지키자고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제기와 검찰 수사를 두고 이심전심 또는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는 건  이 지사만이 아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전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2006년 자신의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 때를 떠올렸다. 유 이사장은 자신이 “청문 보고서 채택 안 되고 장관 임명을 받은 첫 케이스”라며 “(청문회 직전 여론이) 반대 65% 찬성 26%였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그래서 제가 (조국 후보자에 대해) 감정이입이 잘 된다”며 “조국이여 너무 슬퍼하지 마라. 그대보다 더 심했던 사람도 여기 있노라”라고 읊었다.

문준용

문준용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는 자신을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과 관련한 의혹에 휩싸인 조 후보자 딸의 처지에 투사한 경우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야권은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취업에 대해 “채용 비리”라고 공격했다. 준용씨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을 텐데, 그간 충분히 훌륭한 성과를 이루며 살아왔는데도 사람들은 노력을 말하지 않고 그의 부모만 말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자기 인생이 부정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썼다. 조 후보자 딸의 실명이 공개되는 상황 등에 문제를 제기한 뒤 준용씨는 “기자들이 달려드는데 혹시 한마디라도 실수할까 봐 숨죽이고 숨어다니고 있다면, 저는 그랬지만 그러지 않아도 된다”며 “지금은 부모님의 싸움이지만 앞으로는 자신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권을 중심으로 속속 조 후보자와 그 가족을 옹호하는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회는 조 후보자의 부인 등에 대한 증인채택을 둘러싸고 교착돼 인사청문회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비해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 후보자 임명 여부를 두고 ‘단일대오’를 강조해 왔던 민주당 내부의 시선도 갈라지고 있다. 친문재인 그룹으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청문회가 무산되더라도 반드시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 중진 의원의 보좌관은 “청문회가 무산되거나 개최 이후에도 여론이 반등하지 않으면 당 차원에서 임명 반대 의견을 내야 한다는 기류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임장혁·이우림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