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여드름학회와 함께하는 여드름 바로 알기 ③ 여드름 관리가 치료의 첫걸음
염증성 여드름 생긴 뒤 #한두 달 내 치료 바람직 #만성화되면 흉터 남아
여드름이 남긴 흉터는 얼굴뿐 아니라 마음에도 남을 수 있다. 여드름이 생겼을 땐 흉터가 생기기 전에 관리하는 게 최선이다. 흉터가 이미 생겼어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치료로 최대한 지울 수 있어서다.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는 대한여드름학회와 함께 여드름으로부터 피부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한 기획기사를 3회 연재한다. 마지막 회로 이지범 대한여드름학회장(전남대병원 피부과 교수)에게서 여드름 흉터 관리법을 들어본다.
# 이현아(가명·22·광주광역시 동구)씨는 고3 때 얼굴에서 곪은 여드름을 손으로 짜다 곳곳에 여드름 흉터만 심해져 동네 피부과를 찾았다. 큰 병원에 가보라는 말에 대학병원을 찾은 이씨는 2년간 레이저 치료를 꾸준히 받으며 처방 받은 연고를 발랐다. 그는 몰라보게 깨끗해진 얼굴로 얼마 전 고교 동창 모임에서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초기 골든타임엔 병원 압출기로 짜내
이씨처럼 여드름 흉터를 막으려면 여드름 발생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여드름을 유발할 수 있는 인자 중에는 호르몬이 있다. 바로 안드로겐이라는 남성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은 얼굴의 피지샘을 자극해 피지 분비를 촉진한다. 분비된 피지가 피부 밖으로 잘 빠져나오지 못하거나 모낭 안에서 곪으면 여드름이 된다.
안드로겐은 제2차 성징이 시작되는 청소년 시기에 급격히 분비된다. 이 때문에 사춘기 때 여드름이 잘 나타난다.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간식류나 가공식품 등은 안드로겐 수치를 끌어올린다. 그 이유는 당 지수(GI)가 높은 식품을 먹으면 인슐린과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IGF-1)가 증가하고, 이는 난소·부신·고환에서 안드로겐을 바쁘게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IGF-1이 포함된 우유도 여드름 환자에겐 다량 섭취를 권장하지 않는다.
안드로겐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도 분비된다. 업무 스트레스가 많은 성인에게서도 여드름이 생길 수 있는 이유다. 이 회장은 “여드름 초기 단계인 블랙헤드의 경우 병원에서 압출기로 깨끗하게 짜내는 게 좋지만 집에서는 손을 깨끗이 씻고 거울을 보며 조심히 짜내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블랙헤드는 모낭 속에 가득 찬 피지와 약간의 염증이 모공 밖 산소와 접촉하면서 까맣게 산화된 덩어리다. 블랙헤드까지는 스스로 관리할 수 있지만 문제는 염증이 심한 여드름이다. 여드름은 주로 툭 튀어나온 뾰루지(구진·농포) 형태로 나타난다. 여드름균이 피지와 뒤엉켜 피부 속에 있으면 여드름을 유발한다. 피부에 난 상처가 흉터로 남지 않게 새살이 돋으려면 상처를 골든타임 안에 치료해야 한다. 얼굴 피부도 마찬가지다.
방치하면 색소 침착 같은 후유증 불러
그런데 골든타임을 놓쳐 얼굴 피부 속 모낭·피지샘에 염증이 오래 머물러 있으면 여드름이 만성화되면서 표피(겉 피부)와 진피(속 피부)에 둥글거나 네모나게, 또는 굴곡지게 파인 흉터가 남는다. 이지범 회장은 “사람마다 피부 상태에 따라 흉터가 안 생기는 골든타임에 차이가 있지만 통상 염증성 여드름이 생기고 나서 1개월, 늦어도 2개월 이내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게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여드름 흉터를 막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이미 생긴 여드름 흉터도 개선할 수 있어서다. 레이저 박피술, 수술, 바르는 연고 등을 통해서다. 이 중 프락셔널 레이저는 진피층 내 흉터로 손상된 부위를 잘게 쪼개고 없애면서 진피 내부를 리모델링한다. 이 회장은 “1~2개월에 1회 정도 레이저 시술을 받으면서 여드름 흉터 부위에 연고를 매일 바르면 치료 효과를 빨리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바르는 연고는 아다팔렌과 과산화벤조일을 혼합한 복합제제다. 병원에서 처방받아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면봉에 쌀알 크기 정도로 소량 묻혀 발라주면 된다. 이 연고의 주성분인 아다팔렌은 각질 정상화에, 과산화벤조일은 항염증에 기여한다.
이 회장은 “흔한 피부 질환인 여드름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흉터뿐 아니라 색소 침착 같은 후유증이 남아 평생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여드름 흉터를 막거나 이미 생겨난 여드름 흉터를 없애려면 피부과 전문의의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드름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대한여드름학회 홈페이지(ksacne.or.kr)의 질환 정보 및 환자 공간 카테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한여드름학회=대한피부과학회(회원 수 2756명) 산하 학회로, 회원은 피부과 교수 및 전문의를 주축으로 200여 명으로 구성됐다. 매년 1회 학술대회를 열고 여드름의 병인 및 치료법을 공유한다. 매년 5월 둘째 주 수요일 피부 건강의 날엔 국민에게 올바른 여드름 관련 피부 건강 정보를 전하고 여드름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대한피부과학회와 함께 대국민 피부 질환 인식 개선 캠페인에 나선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