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도 잠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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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배추.대파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다. 전국 곳곳의 도로와 통신망이 끊겨 물류 차질도 빚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특수를 노리던 관광.레저 업계도 울상이다. 그러나 해마다 반복되는 자연재해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비한 보험 가입 등 대비는 허술했다.

◆ 농산물 급등=강원 지역의 수해 피해에 따라 고추.배추.오이.시금치 등 채소 가격이 크게 올랐다. 17일 서울 가락동 농산물시장에서 청양풋고추 10㎏ 상자 보통품의 도매 가격은 5만500원으로 전날(1만9000원)의 2.7배나 됐다. 배추 보통품 10㎏의 도매가도 전날 1950원에서 이날 5050원으로 치솟았다. 서울농수산물공사 관계자는 "강원 지역에서 주로 재배하는 고추와 배추의 공급 물량이 평소의 절반 정도로 줄었다"며 "당분간 채소 가격이 오름세를 탈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일주일치 물량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 당장은 큰 가격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며칠 후에는 오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통신.물류 차질=KT는 이번 수해로 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유선.인터넷.전용회선을 합쳐 총 1만6710회선에 장애가 발생했고 17일 정오 현재 장애회선의 72%인 1만2063회선이 복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제.평창 등 강원도와 경기도 일부 지역은 광케이블과 가입자 선로가 도로 유실과 함께 사라져 복구에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중부 지역에 있는 시멘트 공장 등도 타격을 입었다. 16일 새벽 쌍용시멘트 북평 분쇄공장은 낙뢰를 맞아 생산라인이 2시간 동안 멈췄다. 라파즈한라.동양시멘트 등도 영동고속도로 등 곳곳의 도로가 침수 및 토사 유출로 막힘에 따라 시멘트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수출선적.운송지연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연휴가 끝난 18일부터는 피해 신고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보험 가입은 저조=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04회계연도(2004년 4월~2005년 3월) 화재보험 계약 39만3807건 가운데 호우.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풍수재보험 특약 계약률은 8.0%에 불과했다. 2001년 도입돼 시행 6년째를 맞는 농작물재해보험도 가입률이 24.5%에 지나지 않았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에 대해 정부가 복구비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는 데다 농민이나 사업자가 스스로 복구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이현상.김원배.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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