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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게시판 최순실 패러디 등장 "조국 무도한 요청 응한 고대 한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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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때 의학 논문의 제 1저자로 등록되는 등 의혹이 쏟아지면서 딸의 모교 고려대학교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조 후보자의 모습.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때 의학 논문의 제 1저자로 등록되는 등 의혹이 쏟아지면서 딸의 모교 고려대학교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조 후보자의 모습.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28)이 고등학생 때 의학 논문의 제 1저자로 등록되고,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닐 때는 낙제를 하고도 장학금을 받는 등 각종 의혹이 나오자 조씨의 모교 고려대학교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21일 고려대학교 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 올라온 대부분의 게시물은 조 후보자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정치·사회·이슈 게시판에 올라온 19개 중 14개는 조 후보자를 언급했다. 추천 수가 많으면 올라가는 ‘HOT 게시물’ 게시판에도 조 후보자 관련 내용이 줄을 이었다.

특히 조 후보자의 딸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를 비교 언급한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조 후보자의 딸은 2008년 외국어고등학교에 다닐 때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을 한 뒤 대한병리학회에 제출한 영어 논문 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씨가 2010년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에 입학할 당시 논문 경력을 적어 특혜를 누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조국이 정유라 사태 때 했던 말'이라는 게시물은 과거 조 후보자가 정씨의 이화여대 입학에 대해 비판한 내용을 그대로 올렸다. 조 후보자는 당시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만인지상 일인지하’ 최순실은 늘 하던 대로 했고, 이 무도한 요청에 응한 이화여대가 한심하다. 이대 학생회 및 이대 동창회는 그냥 넘어갈 것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정유라씨가 이화여대 특혜입학 조사를 받을 때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고 한다. 고려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조 후보자의 과거 비판을 그대로 조 후보자의 딸에게 적용하는 게시물이 올라와 높은 호응을 얻었다. [온라인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정유라씨가 이화여대 특혜입학 조사를 받을 때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고 한다. 고려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조 후보자의 과거 비판을 그대로 조 후보자의 딸에게 적용하는 게시물이 올라와 높은 호응을 얻었다. [온라인 캡처]

‘안암러’라는 아이디를 쓰는 고려대 학생은 “조국은 늘 평소 하던 대로 했고, 이 무도한 요청에 응한 고려대가 한심하다. 고대 학생회 및 고대 동창회는 그냥 넘어갈 것인가”라며 이전에 조 후보자가 했던 말로 조 후보자를 비판했다.

과거 정씨가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을 한 혐의로 조사를 받을 때 언론에 했던 말을 담은 '일단 저는 좀 억울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도 보였다. 게시물 작성자는 “전 금메달도 땄었는데요?”라며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땄던 정씨의 수상 기록을 언급했다. 조 후보자의 딸이 외국어 고등학교와 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필기시험이 없었다는 의혹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할 수 있다.

21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정치·사회·이슈 게시판에 올라온 19개 중 14개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언급했다 [온라인 캡처]

21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정치·사회·이슈 게시판에 올라온 19개 중 14개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언급했다 [온라인 캡처]

학생들은 학교 측 대응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HOT 게시물 게시판에는 '조국 딸 부정입학 학교가 뻥(거짓말) 친거네요' '학교 본부가 비겁해요. 단국대랑 비교됩니다' 등 글이 올라왔다. 아이디 ‘이제이’라는 학생은 “오후에 단국대에서 입장을 냈다. 피드백도 빠르고 깔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거(조 후보자 딸의 논문 관련 논란)는 정치적인 걸 떠나서 잘못된 거 아닌가. 학우들은 바보라서 피 X 싸게 공부하고 학교 들어온 건가”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런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고려대의 격을 떨어뜨리는 건데 왜 가만히 있는 건가”라고 물었다.

단체 행동을 촉구하는 글도 보였다.
'제2의 정유라인 조국 딸 학위취소 촛불 집회 제안'이라는 글에서는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을 한 최순실의 자녀 정유라가 있었다면 문과 고등학생이 2주 인턴십 결과, (중략) 이를 통해 고려대에 입학한 조국의 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유라도 결국 부정입학으로 학위가 취소됐다”며 “고대 학우 및 졸업생들의 중앙광장에서의 촛불 집회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호소했다.

이 게시물은 21일 오전 10시 기준 5216명이 읽고 548명이 추천을 눌렀다. HOT 게시물 게시판의 글들이 보통 100~300개 사이의 추천을 받는 것에 비교하면 높은 추천 수다.

조 후보자 측은 논란에 대해 “인턴십 과정에 후보자나 후보자의 배우자가 관여한 바 전혀 없다”며 “딸 부정입학 의혹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해명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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