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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지소미아 파기 안 되게 기업이 역할 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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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운데)가 20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30대 기업 CEO들과의 조찬간담회에 권태신 전경련 상근 부회장(왼쪽)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이 자리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연장 시한을 앞두고 한·일 간 관계회복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 문화일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운데)가 20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30대 기업 CEO들과의 조찬간담회에 권태신 전경련 상근 부회장(왼쪽)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이 자리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연장 시한을 앞두고 한·일 간 관계회복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 문화일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0일 국내 대기업 임원들과 만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파기되지 않도록 기업이 한·일 양국 갈등 국면에서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소미아 연장 시한(24일)을 4일 앞두고 주한 미국대사가 민간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미 정부 입장을 적극 전달하고 나선 것이다.

국내 대기업 14곳과 조찬 간담회 #삼성·현대차·LG·SK 등 참석 #“한국 건강보험 약가 책정 규제 #미국 바이오업계 진출 어려워”

주한 미국대사관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이날 오전 8시부터 1시간가량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국내 대기업 14곳과 비공개 조찬간담회를 가졌다. 전경련 회원사 10곳과 전경련을 탈퇴했던 4대 그룹(삼성·현대차·LG·SK)의 임원들도 참석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한·일 양국 간 갈등과 관련한 미국 측 입장을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대기업 고위 임원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지소미아는 한·미·일 안보동맹 차원에서 중요하다”며 “한국 기업이 양국 갈등이 더 깊어지지 않도록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해리스 대사는 기업인에게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해 일본 기업과 민간에서 접촉을 늘려 사태 해결에 기여해 달라고도 강조했다. 앞서 마크 에스퍼 신임 미 국방부 장관도 지난 9일 첫 방한 때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여러 차례 ‘지소미아 연장’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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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를 마친 후 해리스 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만남을 통해 굳건한 한·미 동맹과 긴밀한 경제적·인적 유대, 한·미·일 공조에 관해 얘기했다”며 “뜻깊은 조찬 자리를 가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참석자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이날 한국 정부의 규제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한국의 건강보험이 신약의 약가(藥價)를 낮게 책정하는 등의 규제 때문에 미국의 혁신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한국 진출이 어렵다며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는 미국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한국 정부에 대해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내용이다.

이날 간담회는 주한 미 대사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지난달 17일 전경련이 제주도에서 개최한 ‘2019 전경련 CEO 하계포럼’에 참석하기로 했던 해리스 대사가 태풍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것을 계기로 비공개 조찬간담회가 열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대사관 관계자는 “해리스 대사가 한국 기업인의 입장을 듣고 미국 입장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어 만족스러운 자리였다”고 전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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