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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범기 닮은 유엔참전기념탑 철거 또는 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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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산 남구(갑)지역위원회가 닮았다고 문제를 제기한 유엔참전기념탑(왼쪽)과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전범기. [사진 부산 남구청]

12일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산 남구(갑)지역위원회가 닮았다고 문제를 제기한 유엔참전기념탑(왼쪽)과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전범기. [사진 부산 남구청]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 참전기념탑이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전범기(일본식 욱일승천기)와 닮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는 기념탑을 철거 또는 이전하기로 했다. 논란이 된 유엔 참전기념탑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기념공원 인근 유엔교차로에 있다.

참전기념탑 기둥과 전범기의 빗살무늬 갯수 같아 #일부 정치권에서 진상조사 요구하며 논란 일어 #부산시,“유엔기념광장 조성 맞춰 이전,또는 철거” #

부산시는 13일 “기념탑 앞에 있는 부산시립박물관 주차장을 유엔기념광장으로 조성하는 걸 추진 중이어서 현 유엔참전기념탑도 이 광장으로 이전하거나 철거하는 걸 검토해왔다”며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예산을 확보해 유엔기념광장을 2021년 착공,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유엔기념광장 조성에 맞춰 참전기념탑을 해체해 원형 그대로 조립해 이전하거나 철거해 새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또 참전기념탑은 예술작품이어서 이전·철거를 하려면 공공조형물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고 문화예술인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2일 부산시의회 브리핑품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정복 부산 남구(갑)지역위원장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전범기와 닯은 유엔참전기념탑의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부산시의회 브리핑품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정복 부산 남구(갑)지역위원장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전범기와 닯은 유엔참전기념탑의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시 관계자는 “참전기념탑의 기둥 16개는 한국전쟁 당시 참전 16개국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16개 빗살무늬로 된 일본 전범기와 똑 닮아 논란이 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엔 참전기념탑을 만든 작가는 홍익대 교수를 역임하고 조각 1세대 작가로 활동한 김찬식(1932~1997) 씨다. 그는 ‘38선’ 같은 많은 기념 작품을 남겼다. 하지만 다른 작품에 ‘친일 논란’ 같은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다고 한다. 작가는 부산타워를 설계한 건축가 나상기 홍익대 교수 추천으로 1975년 기념탑을 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정정복 부산 남구(갑) 지역위원장은 12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기념공원과 인접한 대연동 유엔교차로에 있는 유엔 참전기념탑 조형물이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 모양으로 조성됐다”며 진상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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