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가요 옛인기 되살아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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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0대층을 겨냥한 발라드와 댄스뮤직의 위세에 눌려 상대적으로 침체에 빠져있던 트롯가요가 옛 인기를 서서히 되살리고 있다. 주현미·김지애·현철·최진희·설운도 등이 고군분투하고, 때로는 조용필이 가세하며 명맥을 이어왔던 트롯계에 올 초부터 이래호·문희옥·김미자·이자연 등 신인급들이 합류하며 전성기의 트롯시대를 꿈꾸고 있다.
이와 함께 왕년의 나훈아·남진·송대관·태진아·하춘화·심수봉 등이 대거복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트롯계가 전에 볼 수 없었던 활기를 띠고 있다.
또 70년대 일명 「박춘석 사단」으로 불리며 이미자·나훈아·남진·문주란·하춘화·김지애 등 정상급 트롯가수를 배출시켰던 박춘석씨가 최근 신인가수를 대거 육성, 재기를 노리는 것도 트롯 중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지난해 거성레코드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올 하반기를 제2의 트롯 중흥기로 명명, 김우정·이민숙·오은정·윤나영·듀엣 장군멍군 등 신인들을 발굴, 새 진용을 갖췄다.
지난해 중국공연을 다녀온 주현미는 『신사동 그 사람』『비에 젖은 터미널』에 이어 요즘에는 『짝사랑』으로 각종 인기차트의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내 마음 별과 같이』를 히트시켰던 현철도 주부층의 호응이 대단하고, 5년간 무명의 설움을 겪다 『미스 고』를 히트시키며 일약 새별로 떠오른 이태호도 후속곡을 준비하며 정상권을 노리고 있다.
설운도의 경우는 일본 등지로 활동무대를 넓히고 있으며 지난해 대학생이 된 문희옥도 올해 초 내놓은 앨범 『가는 님 가는 정』이 꾸준히 팔려나가 정상의 주현미 자리를 넘볼 만큼 자랐다.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7년만인 지난해 국내무대로 돌아온 송대관과 태진아도 트롯계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주역들이다.
송은 『그건 얘기가 돼』로 복귀, 발판을 마련했고 태는 최근 발표한 『옥경이』가 빠른 반응을 얻으며 각종 차트에 올라서고 있다.
이처럼 트롯 가요가 옛 인기를 서서히 되찾고 있는 것은 한을 주조로 한 이 노래들이 한국인의 생활감정과 정서에 어느 정도 들어맞아 이제는 전통가요의 차원으로까지 올라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훈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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