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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관이 명관… 활력 불어넣는 대체 외국인 선수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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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외야수 제이크 스몰린스키. [연합뉴스]

NC 외야수 제이크 스몰린스키. [연합뉴스]

'구관(舊官)이 명관(名官)'이란 말이 항상 옳은 건 아니다. 적어도 2019 프로야구에선 말이다. 대체 선수로 영입된 외국인 선수들이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선수 연봉 상한 규정(1년차 선수의 경우 이적료 포함 최대 100만 달러)이 생기면서 대체선수 구하기는 매우 어려워졌다. 잔여기간에 비례한 금액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 외야수 맷 윌리엄슨(29)이다. 윌리엄슨의 경우 이적료(5만 달러)까지 줘야했기 때문에 연봉 22만5000달러(약 2억6500만원) 밖에 받지 못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시즌 도중 외국인 선수 구하기가 정말 어려워졌다. 뒤로 갈수록 좋은 선수를 뽑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꿀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팀들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대표적인 게 5위 다툼을 벌이는 NC 다이노스다. NC는 지난달 3일 외국인선수 2명을 동시에 교체했다. 부상을 입은 투수 에디 버틀러를 대신해 크리스티안 프리드릭(32)을, 부진했던 포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를 제외하고 제이크 스몰린스키(30)를 데려왔다.

둘의 영입은 성공적이다. 프리드릭은 4경기(7일 현재)에 선발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초반 3연승을 올릴 땐 다소 운이 따랐지만 내용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1패는 지난 4일 KIA 양현종과 맞붙어 기록한 8이닝 1실점 완투패다. 스몰린스키는 16경기 타율 0.258(71타수 16안타). 8월 들어 상대 팀 전력분석에 노출된 듯 한 모습이긴 하지만 KBO리그에 잘 적응하고 있다. 주전포수 양의지가 부상으로 빠져 KT와 힘겹게 5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NC로선 그나마 둘의 활약이 있어 버티고 있다.

KIA 프레스턴 터커. [연합뉴스]

KIA 프레스턴 터커. [연합뉴스]

팬들이 외국인선수에게 보내는 최고의 찬사는 '여권을 빼앗으라'는 것이다. 최근 KIA에선 지난 5월 영입한 프레스턴 터커(29)가 그런 찬사를 받고 있다. 터커는 6월까지는 타율 0.295(146타수 43안타), 2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좋은 편이긴 했지만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7월 이후엔 팀내 최고 타율(0.384)을 기록하면서 홈런 4개, 2루타 9개를 때려냈다. 올해 가을 야구는 힘든 KIA지만 이대로라면 내년에도 터커와 재계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터커는 "한국 생활에 만족한다. 내년에도 뛰고 싶다"고 했다.

LG 카를로스 페게로(32)는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토미 조셉의 대체자로 영입된 페게로는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10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타율은 0.273, 타점은 6개. 허리 부상으로 신음했던 조셉보다는 확실히 좋은 모습이다. 다만 아직 홈런이 없는 게 아쉬운 부분. 류중일 LG 감독은 "스윙 자체는 장타를 기대해 볼 만한 선수인데, 어깨가 조금 일찍 열리고 있다"며 페게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반기 막판 합류한 롯데 내야수 제이컵 윌슨(29)은 전반기 타율 0.238에 그쳤으나, 후반기엔 0.310을 기록했다. OPS(장타율+출루율)는 1.080을 기록하는 등 장타능력도 좋아지고 있다.

LG 카를로스 페게로. [뉴스1]

LG 카를로스 페게로. [뉴스1]

가장 늦게 합류한 윌리엄슨은 7경기에 뛰었다. 아직 판단하긴 이르지만 3할대 타율(0.345, 29타수 10안타)을 기록했다. 홈런은 1개, 타점은 5개. 앞선 2년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낸 또다른 외국인타자 다린 러프에게 경쟁심을 심어주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외국인선수 규정상(3명 보유, 동시 투입은 2명까지 가능) 타자 2명을 동시에 쓰는 게 어려워 내년에도 남을지는 미지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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