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때린 '화이트국 악재'···일본 닛케이가 더 흔들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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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일본 수출규제 확대와 미중 무역갈등 고조 등으로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다. [한국거래소]

2일 일본 수출규제 확대와 미중 무역갈등 고조 등으로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다. [한국거래소]

일본의 수출규제 확대, 미·중 무역갈등 고조 등 각종 악재에 코스피 2000선이 결국 무너졌다.

전방위 악재에 코스피 2000선 무너져 #원화가치도 9.5원 급락...1200원선 위협 #엔화값은 올라 원-엔 환율은 31원 급등

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95% 하락한 1998.13으로 마감했다.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 아래로 하락한 것은 올해 1월 3일(1993.70)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09% 내린 1995.31로 출발해 오전 10시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발표 직후 1989.64까지 떨어졌다. 오후 들어 연기금 등의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며 한때 200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결국 다시 주저앉았다.

백색국가 제외 직후 1990선도 무너져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05% 내린 615.70으로 마감했다. 2017년 3월 30일 614.68 이후 2년 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가치도 급락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가치는 무려 9.5원 떨어진 1198.0원에 마감했다. 지난 1일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금리 인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5원 이상 떨어졌다. 이틀 만에 14.9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한일 갈등과 미·중 분쟁 등 악재가 계속된다고 하지만 특히 원화가치는 지난 한 달간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같은 기간 일본 엔화 0.75%, 중국 위안화가 0.26% 떨어진 반면 원화는 올초 1116원에서 지난 1일까지 73원(6.5%)이 떨어졌다.

원화가치, 주요국 통화 중 가장 많이 하락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환율에 영향을 미칠만한 요소는 다 나온 상태”라며 “화이트리스트 제외의 경우 3~4개월 이후 수출 등의 지표에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그동안 1200원선 돌파를 두고 지속적으로 테스트하는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코스피보다 더 낙폭이 컸다. 전날 대비 2.11% 하락한 2만1087.16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하락폭이 올들어 두 번째로 컸다.

교도통신은 미국이 추가 관세를 발표하면서 공작기계 등 중국 매출 비중이 큰 종목의 매도 주문이 많았다며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이 전 세계 반도체 공급 체계의 정체 우려를 낳는 등 시장 불안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엔화가치는 상승 

엔화는 달러 대비 소폭 상승했다. 전날 대비 0.40엔 오른 108.17엔을 기록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과 미국의 금리차가 줄어드는 것을 의식한 엔 매수, 달러 매도가 활발히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원화값은 떨어지고 엔화값은 오르면서 이날 원·엔 환율은 31.3원 급등한 100엔당 1118.95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이 1100원을 넘긴 것은 2016년 11월9일 이후 처음이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국내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KRX금시장의 1g당 금 가격 및 거래량은 각각 5만5410원, 149kg으로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 및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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