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LA 다저스)의 팀 동료 마에다 겐타(31)마저 쿠어스필드에서 무너졌다.
다저스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원정 3연전 첫 경기에서 1-9로 대패했다. 선발투수 마에다는 4이닝 동안 안타 7개를 얻어맞고 6실점(5자책)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0-0이던 2회 말 마에다는 1사 3루에서 라이멜 타피아에게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 했다. 이후 잘 버티다 5회 말 무사 1·2루에서 데이비드 달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수비 실책이 나와 무사 만루에까지 몰렸고, '류현진의 천적' 놀란 아레나도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라이언 맥마혼에게도 2타점 짜리 안타를 허용했다.
마에다는 다저스 선발진 중 쿠어스필드에서 가장 강했다. 앞서 올 시즌 2차례 선발 등판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89(9와 3분의 1이닝 3자책)를 기록했다. 그러나 마에다마저 세 번째 등판 만에 무너졌다.
로키산맥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유명하다. 해발 1600m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공기저항이 작다. 때문에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난다. 반면 산소가 부족해 투수의 에너지 소모는 더 커진다. 투수들에게 절대 불리한 구장이다.
콜로라도 투수들도 쿠어스필드에서는 힘겨운 피칭을 한다. 콜로라도 경기를 한 시즌에 한두 번 치르는 원정 팀 투수들은 컨디션 조절과 투구 전략을 만드는데 훨씬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류현진이 "못 던졌다"고 꼽은 단 한 경기가 지난달 29일 쿠어스필드 등판이었다. 4이닝 동안 9피안타(3홈런)를 맞고 7실점했다. 류현진은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의 평균자책점(1.74)을 기록 중이지만, 쿠어스필드 경기를 빼면 평균자책점이 1.29까지 낮아진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류현진은 오는 1일 새벽 4시10분 콜로라도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다저스의 올 시즌 마지막 콜로라도 원정 경기가 류현진의 등판일이다. 아시아 투수 최초로 사이영상 수상을 노리는 류현진에게 쿠어스필드 등판은 최대 위기가 될 전망이다. 결과가 좋으면 정규시즌을 마칠 때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다.
류현진은 지난 27일 워싱턴전을 마친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쿠어스필드 등판을) 열심히 준비하겠다. 거기서 승리 투수를 한 적도 있고, 안 좋았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쿠어스필드 통산 성적은 1승 4패 평균자책점 9.15이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