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 14번 홀의 악몽' 김효주 "공이 거기 있을 줄은 몰랐어요"

중앙일보

입력

김효주가 29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4번 홀에서 샷을 시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김효주가 29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4번 홀에서 샷을 시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김효주(24)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아쉬운 준우승을 기록했다. 3년 6개월 만의 LPGA 투어 대회 우승 기회도 다음으로 미뤘다.

김효주는 29일(한국시각)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넷째날 버디 3개, 보기 2개, 트리플 보기 1개로 2타를 잃어 합계 13언더파로 고진영(15언더파)에 2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지난 2014년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김효주는 5년 만의 우승에 아깝게 실패했고, LPGA 투어 통산 4승 기회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전날부터 내린 비 때문에 예정보다 2시간 늦게 티오프한 최종 라운드에서 김효주는 결정적인 순간에 터진 버디 퍼트로 초반 분위기를 이어갔다.  8번 홀(파3)에서 천금같은 버디로 기세를 잡았다. 홀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시도한 게 그대로 홀컵 안으로 빨려들어가면서 버디를 만들어냈다. 스스로 주먹을 불끈 쥘 만큼 주도권을 잡는 순간이었다. 이어 두 홀을 파 세이브한 김효주는 11번 홀(파4)에선 3m 거리의 오르막 버디 퍼팅을 또한번 성공시켜 기세를 더 높였다.

그러나 14번 홀(파3)이 뼈아팠다. 티샷한 공이 벙커 턱 밑에 바로 떨어졌고, 두 번째 샷이 다시 벙커로 굴러 내려왔다. 세 번째 샷 만에 공을 건진 김효주는 3퍼트 끝에 트리플 보기를 기록했다. 여기서 김효주는 고진영에게 선두를 내줬다.

김효주가 29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2번 홀에서 티샷을 시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효주가 29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2번 홀에서 티샷을 시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효주는 경기 후 "하루 종일 비가 와서 평소보다 힘들었다. 계속 힘을 써서 그런지 허리가 좀 아프다. 어려웠던 라운드였다. 퍼터도 잘 안 됐고, 플레이가 잘 되면 덜 힘들었겠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4번 홀 상황에 대해 그는 "공이 거기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티샷하고) 공이 튀는 소리가 크게 들려서 박혔나 했는데 거기 있을 줄은 몰랐다. 운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12개 대회 중 9개 대회나 톱10에 오를 만큼 꾸준하지만 김효주는 아직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진 못했다. 그는 "계속 기회가 온다. 그러나 아직 잡지 못했다. 우승했으면 좋았겠지만 다음 대회에 더 잘 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음달 1일 개막할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에비앙 레뱅(프랑스)=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