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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백제… 부여에 100만 평 규모 역사단지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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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공사가 한창인 충남 부여군 백제역사재현단지. 3월 개관한 역사문화관에서 관람객들이 백제시대 생활상을 재현한 조형물을 보고 있다. 부여=프리랜서 김성태

12일 오전 백제의 수도였던 충남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 백제역사재현단지 내 능사(陵寺.왕릉을 지키는 사찰) 건립공사 현장. 백마강(금강) 건너 낙화암이 보이는 이곳에서 전통가옥 복원 기능 보유자인 목수 다섯 명이 직경 60㎝(길이 7m)가 넘는 나무의 표면을 대패로 깎고 있다. 대패 작업이 끝나자 나무를 들어 화강석 기단(基壇)에 세운 뒤 기둥 윗부분 홈에 대들보를 맞추고 커다란 나무 망치(직경 50㎝)로 두드려 끼운다.

1400년 전 백제문화가 부활하고 있다. 충남도가 부여군 규암면 일대에 3771억원을 들여 100만 평 규모로 조성 중인 백제역사재현단지가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1998년 4월 착공, 2010년 완공되며 현재 공정은 70%다. 부여는 서기 536년 웅진(공주)에서 천도(遷都)한 뒤 660년 패망할 때까지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였다.

◆ 모습 드러내는 백제문화=주요 시설은 크게 백제역사재현촌(83만 평)과 연구교육촌(17만 평) 등이다. 백제역사재현촌에는 ▶백제건국 초기생활을 볼 수 있는 개국촌 ▶왕궁 ▶전통민속촌 ▶군사통신시설(봉수대 등) ▶장제묘지촌 ▶백제역사문화관 ▶산업교역촌 ▶풍속종교촌 ▶능사 등이 있다. 연구교육촌은 부여전통문화학교(2000년 개교)와 사비백제의 집(호텔 등 숙박시설)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3월 문을 연 백제역사문화관은 지금까지 8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2층(2661평) 규모인 문화관에서는 백제시대 유물과 생활상을 모형과 영상연출 기법으로 보여주고 있다. 관람료는 어른 기준 1500원.

또 부여읍 능산리 일대 570년대의 사찰 모습을 재현하는 능사건립 현장에는 초대형 5층 목탑이 들어선다. 탑은 바닥면적이 16평에 불과하지만 높이가 38m(11층 건물)나 된다. 다음달 말께 공개되는 이 탑에는 소나무 513t과 기와 3만1768장이 들어간다.

◆ 나무 160억원어치 들어가=이 사업은 건국 이래 국내 최대 규모의 고건축 복원공사로 꼽힌다. 이곳에 들어서는 건축물은 모두 166동(棟)이다. 건축재료는 나무.기와.돌.흙 등 네 가지이며, 사용되는 나무는 18t트럭 500여 대 분량(160억원어치)이다. 또 기와 82만2000장, 화강석 8400t, 흙 500t이 쓰인다. 도는 전문가 20명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 지금까지 244차례 조언을 받았다. 이들은 중국의 뤄양.난징 등과 일본의 교토.나라.구마모토 등을 20여 차례 답사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백제 때 단청 채색이 조선시대에 비해 덜 화려한 녹색톤이라는 것을 발견, 재현단지 사업에 적용했다.

김원배 백제권개발사업소장은 "단지가 조성되면 연간 관광객 180만 명에 418억원의 경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부여=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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