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측 “억울한 마음있다”…첫 재판서 우발적 범죄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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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지난 6월 12일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지난 6월 12일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 남편 살인 및 시신훼손·유기 혐의를 받는 고유정 측이 23일 첫 재판에서 계획적 범행이 아닌 우발적 범행이라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고유정 변호인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고유정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은 수박을 써는 과정에서 전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하자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찰의 공소장 내용과는 달리 “피고인이 전남편을 증오의 대상으로 여겨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아니다”며 “범행을 사전에 준비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졸피뎀 처방 내역과 뼈의 무게와 강도 등을 검색한 게 아니다”고 부인했다.

다만 전남편을 살해한 뒤 혈흔을 지우고 두 차례에 걸쳐 시신을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했다.

변호인은 재판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고유정이 억울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사건 쟁점을 정리하고 공판 일정을 정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이에 따라 고유정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 입장과 쟁점에 대한 정리를 마무리하고, 내달 12일 첫 재판을 열기로 했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A(3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지난 1일 수사를 마무리하고 고유정을 재판에 넘겼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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