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침뱉은 청년4명 檢송치…청년 아버지 찾아와 용서 구해

평화의 소녀상. [연합뉴스]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고 일본어로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는 등의 행위로 공분을 산 한국인 청년들이 검찰에 송치됐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모욕 혐의로 A(31)씨와 B(25)씨 등 4명을 불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나눔의집 관계자에 따르면 4명 중 1명은 지난 20일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나눔의집을 찾아 할머니들에게 직접 사과했다. 나눔의집 관계자는 "당사자는 할머니와 눈도 못 마주치며 고개를 숙인 채 연신 '죄송하다'고 했고 아버지는 '아들이 자폐증이 있는데 교육을 못 해 죄송하다'며 용서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3명도 이번주 중에 할머니들을 찾아 용서를 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눔의집 측은 "이번 일에 연루된 모든 가해자가 사과하면 기존 입장대로 이들에 대한 고소를 철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씨 등은 지난 6일 0시 8분쯤 안산시 상록구 상록수역 광장에서 소녀상에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드는 등 조롱하다가 이를 제지하는 시민과 시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범행 장면이 찍힌 CCTV 등을 분석한 결과 A씨 등은 소녀상에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드는 등 조롱한 것에 더해 일본말로 "천황폐하 만세"를 외친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범행 당시 일본어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일본말을 하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더 모욕감을 줄 것 같아서"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모욕죄는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1심 판결이 나기 전까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고소를 취하한다면 A씨 등은 처벌받지 않는다"며 "다만, 경찰 수사는 모두 마무리돼 절차대로 검찰에 송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