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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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2일 이강원(56.사진) 전 외환은행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씨를 여러 차례 소환조사할 가능성이 있으며 물어볼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2003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 매각 결정의 근거가 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부풀려진 과정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BIS 비율 산정 과정에서 부실채권이 7000억원가량 부풀려졌고, BIS 비율은 최소한 8%대는 넘는다"는 감사원 자료를 토대로 이씨를 추궁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대로 BIS 비율이 8%가 넘게 산정됐다면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사들일 자격을 갖지 못했다.

검찰은 또 이씨가 외환은행 회계감사를 담당했던 삼일회계법인에 "부실을 최대한 반영해 은행의 자산부채실사 결과를 내달라"고 요구한 경위 등을 물었다. 이씨는 검찰에서 "부실 규모는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고의로 BIS 비율을 낮춘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백재흠 당시 금융감독원 은행검사1국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문병주 기자

◆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2002년 4월~2003년 11월 외환은행장을 지냈다. 외환은행 매각 이후 은행 경영고문으로 일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직에 올랐지만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11일 사퇴했다. 이씨는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 국회 재경위 등에 의해 고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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