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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 총력대응 文, 이순신 언급하며 "12척 배로 나라 지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충무공(忠武公) 이순신 장군을 언급했다.

12일 무안 전남 도청에서 열린 전남 블루이코노미 경제비전 선포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2019.07.12.청와대사진기자단

12일 무안 전남 도청에서 열린 전남 블루이코노미 경제비전 선포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2019.07.12.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10번째 전국경제투어 일정으로 무안에 있는 전남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남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잡아왔다”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이 서린 곳”이라고 말했다. “3·1 독립운동의 주역”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전남 주민들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강조했다. 임진왜란(壬辰倭亂) 당시 12척의 배로 왜군에 맞서 승리한 일화를 소개한 부분은 당초 배포됐던 원고에 없던 내용이었다.

 충무공 이순신 탄신 474주년인 지난 4월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이순신 동상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충무공 이순신 탄신 474주년인 지난 4월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이순신 동상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김유근 사무처장이 극히 이례적으로 공개 브리핑을 통해 일본의 수출 제재조치에 정면대응 기조를 밝혔다. 일본 측 인사들이 주장하는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에 대해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이나 적절한 국제기구에 한·일 양국의 4대 수출통제 체제 위반 사례에 대한 공정한 조사 의뢰를 제의한다”면서다.

일본의 조치에 대해 청와대가 사실상 역공을 취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을 거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길지 않은 연설문에서 이순신 장군을 세 차례나 언급했다. 그는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을 먼저 제시한 뒤 “이순신 장군 유적지를 포함한 서남해안 관광·휴양벨트 조성사업과 남해안 관광 활성화 사업을 지원하겠다”며 재차 이순신 장군을 정면에 내세웠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4월 28일 충남 아산시 현충사에서 열린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제474주년 기념 다례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화환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4월 28일 충남 아산시 현충사에서 열린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제474주년 기념 다례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화환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어 “전남인들은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주역이었고,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촛불혁명까지 역사의 고비마다 정의를 바로 세웠다”며 “‘난세(亂世)’를 이기는 힘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고 강조했다.

‘난세’의 사전적 의미는 ‘전쟁이나 무질서한 정치 따위로 어지러워 살기 힘든 세상’을 뜻한다. 이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일본경제보복대책특위에서 나왔던 인식과 유사하다. 11일 첫 회의에서는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민과 언론까지 단일대오를 맞춰야 한다”(최재성 위원장), “정치권에서의 분열, 언론을 통한 분열은 이런 상황에서는 적(敵)”(이수훈 전 주일대사)이라는 등의 발언이 쏟아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전남과의 개인적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1978년 해남 대흥사에서 전남과 인연을 맺었다”며 “주민등록을 옮기고 예비군도 옮겨서 훈련을 받았으니 법적으로 한때 전남도민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일정에는 광주 출신인 강기정 정무수석이 동행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인사를 나눈 뒤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인사를 나눈 뒤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어 전남의 자연자원을 기반으로 ‘블루 이코노미(Blue Economy)’라고 명명한 전남 발전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전남은 글로벌 에너지 신산업 수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재생에너지 발전량 전국 1위로 에너지신산업을 이끌고 있다”며 “전통 에너지원뿐 아니라 신에너지원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에너지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생 에너지 개발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脫)원전 정책의 핵심이다.

문 대통령은 또 드론 및 무인기, 초소형 전기차 개발 등과 관련한 시설이 들어설 것을 강조하며 “전남은 중소ㆍ중견기업 중심의 미래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관광산업과 관련해서도 지난 4월 개통한 ‘천사대교’를 비롯해 신안과 여수 지역의 연도교 건설 계획도 소개했다. 이밖에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호남고속철도의 조속한 완공, 광주송정과 순천을 잇는 경전선 전철화 사업 등에 대한 차질 없는 진행을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열린 '전남 블루이코노미 경제비전 선포식'에 앞서 홍보부스를 방문. 농업용 드론 '천풍 M10'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19.7.12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열린 '전남 블루이코노미 경제비전 선포식'에 앞서 홍보부스를 방문. 농업용 드론 '천풍 M10'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19.7.12 /청와대사진기자단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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