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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양정철 몇 차례 만났다···출마 권유하길래 거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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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문재인의 남자’로 불리는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으로부터 과거 여러 차례 만났고 총선 출마를 제안받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된 후인 올해 초에도 양 원장과 회동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장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장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발언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나왔다. 청문위원으로 나선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통령의 복심이자 최측근 인사인 양정철 원장과 올해 4월 만난 게 사실인가”라고 질문하자, 윤 후보자는 “그렇지 않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주 의원이 “그러면 양 원장을 만난 사실 자체가 없다는 건가”라고 묻자 윤 후보자는 “4월에 만난 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곤 “수첩에다가 적어놓고 만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나. 연초 1·2월 정도에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초엔 양정철 원장이 ‘칩거’ 중이던 때로 당시 민주당으로부터 인재영입 총괄 역할을 제안받으며 민주연구원장으로 거론되던 때다.

윤 후보자는 또 과거에도 양정철 원장과 여러 차례 만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만 2번 정도라고 한다. 처음 만난 건 2015년이라고 했다. 윤 후보자는 “당시 가까운 선배가 주말에 서울 올라오면 한 번 얼굴을 보자고 해서 식사 장소에 나갔더니 그분(양 원장)이 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원장의 인재영입 제안이 있었냐’는 물음에 “저는 당시 정치에 소질이 없고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양 원장에게 말했다고 했다. 윤 후보자는 이어 “이후에도 (양 원장이) 출마하라는 얘기를 간곡하게 했는데 저는 거절을 했다. 2016년 고검 검사로 있을 때 공직 사퇴 기한이 있었던 것 같은 당시에, 몇 차례 전화가 왔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없냐’고 묻길래, 저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을 밝힌 뒤 윤 후보자는 “만약 제가 총장으로 취임한다면 많이 유의하고 부적절한 것은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시작부터 90분 간 자료 제출, 증인 채택 문제와 청문위원의 청문 진행 자격 등을 놓고 여야가 거친 설전을 벌였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제일 핵심적 증인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어디로 갔나. 해외로 도피한 것 같다. 어디로 갔는지, 출입국 조회 사실이라도 내놓으라고 해도 (윤 후보자 측은) 묵묵부답”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세무서장은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이다. 윤 후보자와 윤 국장은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김 의원 발언에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게 윤석열 청문회인지, 윤우진 청문회인지 모를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광덕 한국당 의원이 “수사기록은 아니더라도 이 사건에 대해 무혐의 불기소 처분한 이유라도 보내달라”고 윤 전 서장 사건을 재차 언급하자, 민주당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청문회 증인으로 세우자고 맞받았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전 서장의 무혐의 결정은 당시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까지 보고가 됐다. 그 당시에 불기소 처분한 사람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다. 황교안 대표한테 가서 물어봐라. 황교안 장관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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