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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폭행 숨지게 한 20대 항소심서 이례적으로 집행유예 왜?

중앙일보

입력

[뉴스1]

[뉴스1]

다른 남자에게 호감을 보인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실형을 선고받은 20대가 항소심에서 이례적으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부장 김성수)는 4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A(22)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엄중한 결과를 초래했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라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과 피해자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보면 이들이 진심으로 사랑한 사이였음을 알 수 있고, 피고인은 사건 당시 피해자가 정신을 잃자 인공호흡을 하는 등 구조 활동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A씨의 상황을 딸이 원치 않을 거다. 선처를 원한다’는 피해자 유족의 의견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 이르러 피해자 가족과 합의에 이르고, 가족과 지인들이 선처를 호소하고 있으며 재범 가능성이 작아 보여 다소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피고인에게 사회로 돌아갈 학업을 이어갈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항소심 선고 결과를 검토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해 8월 20일 오전 5시 30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거리에서 여자친구인 B(21)씨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A씨 주먹에 맞아 넘어지면서 계단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쳐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

A씨는 경찰에서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 말다툼하다 손으로 어깨를 밀었는데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쳤다”고 진술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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