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리스가 인생 30%를 편안하게 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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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것 보세요. 매트리스가 너무 딱딱하면 몸을 골고루 받쳐주지 못해요." 10일 서울 논현동 한샘 인테리어 전시장의 매트리스 체험존. 금발머리의 중년 남성이 단단한 팜 매트리스에 누워서 허리에 손을 갖다댔다. 허리가 떠서 손이 왔다갔다 했다.

미국 4대 매트리스 브랜드의 하나인 '스프링 에어'의 조셉 카르멘(55.사진) 회장이 한국 진출 1주년을 기념해 방한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매트리스는 미국인 입장에선 돌같이 단단하게 느껴져요. 그런데 온돌 문화를 알고 나니 이해가 되더군요." 하지만 그는 "매트리스가 너무 푹신하거나 단단하면 허리에 무리가 간다"고 강조했다. 매트리스 하부는 단단하게 지지력이 있어야 하고 표면은 몸에 굴곡에 따라 신축적이여야 좋다는 것이다. 그의 집안은 매트리스 사업만 120년째 해 왔다. 증조부는 1880년대부터 목화솜을 넣은 매트리스를 만들었다. 1926년 현재의 회사를 세웠다.

여섯 살 때부터 '어떻게 매트리스를 만들어야 편안할까'하는 생각을 했다며 웃기도 했다. "인생의 3분의 1을 침대에서 보내죠. 그래서 매트리스가 중요해요."

좋은 매트리스는 어떻게 골라야할까. "신발을 신어보고 사듯이 매트리스를 고를 땐 꼭 누워 보세요." 그러면서 전시장의 매트리스에 누워 이리저리 굴렀다. "사람들마다 느끼는 게 달라요. 전 스프링 소재를 가장 좋아하지만 라텍스도 좋습니다." 8년 정도 썼다면 매트리스가 꺼지지 않았는지 점검하라고 한다.

카르멘 회장은 한국의 매트리스 시장이 무섭게 성장할 걸로 기대했다. 침대 문화가 충분히 보급되지 않은 게 오히려 기회라는 것이다. 4000억원 규모인 국내 매트리스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한 최대 업체 에이스도 잘 알고 있었다. "시몬스.썰타 같은 미국 유명 브랜드의 한국 내 판매 라이선스도 에이스 일가가 갖고 있다죠. 한국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불러 일으키겠습니다." 그는 캐시미어 등 최고급 소재를 쓴 '블랙 라벨' 매트리스를 시판할 계획도 밝혔다. 한 개 가격이 250만원 안팎(퀸 사이즈 기준)이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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