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본고장 남원에 「제2국립국악원」생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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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동편제 판소리의 본향 전북 남원에 제2의 국립국악원이 생긴다. 지난 대통령 선거때 공약사업의 하나로 추진되는 남원국립국악원을 위해 남원시는 이미 지난 88년 어현동 관광단지안에 4천3백27평의 부지를 확보해놓고 있다.
문공부도 92년 10월 1일 남원국립국악원을 완공시킨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건립 1차 연도인 90년도의 예산안에는 설계비만 1억2천8백만원을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방도시인 남원에 국악원을 세우는 것은 지방자치제실시와 관련하여 최근 지역적인 특성을 살린 지방문화의 개발 및 활성화가 크게 요청되는 만큼 다른 지역으로의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국적으로 지역주민들을 위한 정기공연을 갖고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시립국악원은 7개 도시로 남원을 비롯하여 부산·대전·광주·대구·청주·목포 등이다.
그중 남원은 계면조의 서편제 판소리에 대비되는 웅건하고 청담한 우조의 동편제 판소리의 창시자로 조선조 말 순조∼철종간 국가로부터 가왕칭호를 받았던 송여록의 고향 운봉과 인접해 있어 예부터 지역민들이 즐겨 판소리를 부르고 감상해온 지역으로 유명하다.
오늘날에도 남원 시립국악원(원장 박재윤)은 판소리를 비롯한 무용·기악 등을 국민학생과 중고생, 일반 등을 상대로 폭넓은 국악교육을 실시하여 이른 새벽부터 국악원 주변에서는 북장단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박재윤 남원 시립국악원장, 최석두 상임고문, 이상호 JC단장을 비롯한 33명의 남원유지들은 85년 진악장학회를 만들어 남원출신으로 전국 12개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하고 있는 80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어 국립국악원이 생긴 후의 인력도 자체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남원국립국악원의 설립은 명성 높은 국악의 본고장으로서의 맥을 이어나가고 후진들을 양성하여 지역문화를 활성화하자는 주민들의 단합된 노력에 의해서라는 것이 최석두 남원 시립국악원 상임고문의 얘기다.
남원 현지에 새로 건립될 남원국립국악원은 총 예산규모 50억원으로 건물규모는 87년 1단계 공사가 완공되어 15년간 국립극장 더부살이 끝에 이전한 서초동 제1의 국립국악원(원장 이승렬)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원출신으로 85년 판소리 춘향가로 전국 명창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고 현재 국립창극단에서 활약중인 안숙선씨(40)는 『국악원 건립계획으로 남원시민들은 크게 고무되어 있다』고 현지분위기를 전하면서 『이로써 남원은 명실상부한 국악의 본고장 역할을 하고 특성 있는 지역문화발전과 활성화의 한 표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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