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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폭행에 생활 안되는데…가해자 달아나 속타는 피해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오전 대구의 한 술집에서 남성 2명이 다른 남성 2명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이 두개골과 코뼈 등 머리·얼굴 부위를 크게 다쳐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가해자들은 폭행 직후 달아나 사건 일주일째인 23일 현재까지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대구 달서구 한 술집서 벌어진 폭행·상해 사건 #술집 직원 "술병으로 머리 내리치는 모습 봤다" #두개골골절·뇌진탕증세로 생활 불가능한 중상

사건 전날인 16일 오후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술집에서 친구 사이인 A씨(29)와 B씨(30)가 술을 마시고 있었다. 다음날 17일 새벽까지 술자리가 무르익던 중 옆 테이블에 있던 다른 손님들이 A씨와 B씨에게 시비를 걸어왔다. 시끄럽다는 이유였다.

17일 오전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술집에서 다른 테이블 손님인 남성 2명을 때려 다치게 하고 사라진 남성(왼쪽)이 몸싸움을 걸어오다 폐쇄회로TV(CCTV)에 포착된 모습. [사진 독자]

17일 오전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술집에서 다른 테이블 손님인 남성 2명을 때려 다치게 하고 사라진 남성(왼쪽)이 몸싸움을 걸어오다 폐쇄회로TV(CCTV)에 포착된 모습. [사진 독자]

언성이 높아지고 옆 테이블 남성들이 다가와 A씨와 B씨를 밀치며 몸싸움을 걸어왔다. 급기야 이날 오전 1시 30분쯤부터는 A씨와 B씨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다.

술집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에 포착되진 않았지만, 술집 직원들은 “옆 테이블에 있던 남성 2명이 술병을 피해자들의 머리 부위에 내리치는 모습을 봤다. 술병을 맞고 쓰러진 뒤에도 얼굴 부위를 발로 밟는 것도 봤다”고 전했다. 이들은 급기야 A씨와 B씨를 술집 바깥으로 끌고 나가 폭행을 이어갔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옆 테이블 남성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A씨와 B씨만 신음하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경찰은 곧장 이들을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이 폭행으로 A씨는 안와(眼窩)와 코뼈가 골절되고 온몸에 타박상을 입었다. 피부 곳곳이 찢어졌고 뇌진탕 의심 증세도 보였다. B씨는 두개골과 목뼈, 안와, 코뼈 골절상을 입었다. 부상 정도가 심하고 부기가 가라앉지 않아 사건 일주일째인 23일 현재까지 수술하지 못한 상태다. B씨는 두개골 골절로 지속적인 정밀 검사가 필요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A씨 가족들은 “피해자 2명 모두 폭행 당시 충격으로 말을 잃고 계속 누워있다”고 했다.

17일 오전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술집에서 폭행을 당해 안와골절, 코뼈골절, 뇌진탕 의심 증세로 입원한 A씨 모습. [사진 독자]

17일 오전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술집에서 폭행을 당해 안와골절, 코뼈골절, 뇌진탕 의심 증세로 입원한 A씨 모습. [사진 독자]

17일 오전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술집에서 폭행을 당해 두개골·안와·목뼈·코뼈 등 골절을 입고 입원한 B씨. [사진 독자]

17일 오전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술집에서 폭행을 당해 두개골·안와·목뼈·코뼈 등 골절을 입고 입원한 B씨. [사진 독자]

무자비한 폭행으로 피해자들에게 중상을 입한 남성들은 술집 내부 CCTV에 얼굴과 옷차림이 또렷하게 촬영됐지만, 아직 붙잡히거나 자수하지 않았다. CCTV에 촬영된 남성 2명 중 1명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정도의 모습에 줄무늬 반팔 티셔츠, 검은 바지 차림이다.

사건을 맡은 대구 달서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현재 남성 2명의 신원을 파악해 출석요구를 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사건 현장에서 가해자가 현행범으로 붙잡히지 않은 이상 이런 종류의 사건은 피해자와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가해자 조사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 절차”라며 “수사는 전혀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고 절차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7일 오전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술집에서 다른 테이블 손님인 남성 2명을 때려 다치게 하고 사라진 남성이 폐쇄회로TV(CCTV)에 포착된 모습. [사진 독자]

17일 오전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술집에서 다른 테이블 손님인 남성 2명을 때려 다치게 하고 사라진 남성이 폐쇄회로TV(CCTV)에 포착된 모습. [사진 독자]

A씨의 동생은 “가족이 폭행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크게 다치고 누워 있어 온 집안이 슬픔에 빠져 있다”며 “가해자가 당장에라도 구속될 줄 알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해 답답하다. 가해자가 어서 검거되고 응당한 처벌을 받아 죗값을 치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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