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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신공항, 총리실서 검증…국토장관-부·울·경 단체장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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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뒤 합의문을 발표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부울경 단체장.[사진 부산시]

간담회 뒤 합의문을 발표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부울경 단체장.[사진 부산시]

김해 신공항 건설계획이 적합한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검증작업이 국무총리실에서 진행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는 20일 오후 국토부 서울 용산사무소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부·울·경 단체장이 김해 신공항 문제점을 설명하고 이를 총리실에서 검증해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온 결과다.

오거돈·송철호·김경수, 김현미 장관 면담 #“김해 신공항 관문공항 될 수 없다” 주장 #총리실 검증작업 결과에 따르기로 합의

양 측은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 신공항의 적정성에 대해 총리실에서 논의하기로 하고, 그 검토 결과에 따르기로 한다’고 합의했다. 또 ‘검토의 시기, 방법 등 세부사항은 총리실 주재로 국토교통부, 부·울·경이 함께 논의하여 정하기로 한다”고 결정했다.

김해 신공항 강행 입장을 고수하던 국토부가 총리실 논의에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는 모두 발언만 공개하고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 간담회에는 김경욱 국토부 2차관, 권용복 항공정책실장, 김용석 공항항행정책관 등이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문

합의문

김현미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충분히 살펴보고 합리적인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생각”이라며 “만약 이 문제에 대해 총리실이 논의하게 된다면 국토부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조속한 시일 내 합리적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동남권 관문공항이 800만 동남권 주민의 소망”이라며 “총리실 이관을 통해 빨리 결론을 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시도 제대로 된 동남권 관문공항이 건설되기를 바라며,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경수 지나는 “최종적으로 총리실에서 검토하고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것이 국력을 소모하지 않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부·울·경 단체장은 그동안 현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 신공항은 소음·안전·환경 훼손 문제가 있고 경제성·확장성이 부족하다며 국무총리실 검증을 거쳐 제대로 된 관문공항을 건설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이들은 김해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5개 분야 전문가 등 29명으로 검증단(단장 김정호 국회의원)을 만들어 지난해 10월부터 김해 신공항 정책 결정 과정과 기본계획안 검증작업을 벌여 지난 4월 결과를 발표했다.

간담회를 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부울경 단체장.[사진 부산시]

간담회를 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부울경 단체장.[사진 부산시]

이어 지난달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검증결과 대국민 보고회를 개최하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김해공항 확장 반대 의견을 담은 300쪽 분량의 검증 보고서를 전달하는 등 김해 신공항 대신 24시간 안전한 관문공항 건설을 요구하는 대국민 여론전을 펼쳐왔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6월 현 김해공항에 활주로 1개(3.2㎞)와 국제선 청사를 추가로 짓는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 난 ‘동남권 신공항’ 논란이 부·울·경 단체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모두 바뀌면서 3년 만에 다시 불붙은 모양새다.
하지만 국토부는 그동안 검증단 검증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한 데 이어 곧 기본계획을 확정키로 하는 등 김해 신공항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안전한 이·착륙과 소음 최소화, 장거리 노선 취항이 가능하도록 기본계획이 수립됐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 부산방문 때 김해 신공항 문제를 국무총리실에서 다룰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하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총리도 잇따라 국무총리실 검증의향을 밝히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고, 국토부가 결국 부·울·경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도. [제공 부산시]

국토교통부의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도. [제공 부산시]

문제의 김해 신공항 사업은 2016년 6월 영남권 5개 시·도지사 합의와 정부 정책 결정으로 현재 활주로 2개인 김해공항에 활주로 1개(3.2㎞)와 국제선 청사를 추가로 지어 2026년 개항하려는 것이다. 올 상반기 국토부가 기본계획을 확정하려 했으나 총리실 검증 절차가 진행되면서 김해 신공항 건설은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국토부 입장에 큰 변화가 없다가 부·울·경의 줄기찬 요구로 총리실 검증에 합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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