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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성 “나를 일으킨 낚시 스윙, 최대한 더 오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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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지난해 한국 오픈에서 ‘낚시꾼 스윙’으로 스타덤에 오른 최호성. 1년 만에 같은 대회에 출전하는 그는 ’가능하면 오랫동안 내 스윙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KPGA 민수용]

지난해 한국 오픈에서 ‘낚시꾼 스윙’으로 스타덤에 오른 최호성. 1년 만에 같은 대회에 출전하는 그는 ’가능하면 오랫동안 내 스윙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KPGA 민수용]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알아봐 주니 마치 ‘월드 스타’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모든 게 다 꿈만 같아요. 골프 팬들을 포함해서 감사 인사를 전해야 할 분이 정말 많네요.”

오늘 개막하는 한국 오픈 출전 #지난해 대회 이후 해외 초청 쇄도 #“월드 스타 된 기분, 꿈만 같아 #독특한 스윙 폼 자랑스럽다”

‘낚시꾼 스윙’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프로골퍼 최호성(46)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6월 한국 오픈에서 독특한 스윙 폼 덕분에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마치 옆으로 쓰러질 듯한 독특한 자세로 샷을 하면서도 그는 2라운드에서 단독선두에 나섰다가 결국 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 오픈이 끝난 뒤에도 그는 우승을 차지한 최민철보다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국내 언론은 물론 미국의 골프위크 등 외국 언론도 앞다퉈 그의 ‘낚시꾼 스윙’ 폼을 소개했다. 그러자 일본 투어에 이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대회에 참가해 달라’ 는 초청이 쇄도했다.

최호성. [사진 KLPGA 민수용]

최호성. [사진 KLPGA 민수용]

PGA투어에서 통산 9승을 거둔 저스틴 토마스(미국)를 비롯한 많은 선수가 “(최호성의 폼을) 한번 따라 해보고 싶다”고 밝히면서 최호성은 점점 유명 인사가 됐다. 더구나 그는 지난해 11월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카시오 월드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실력을 입증했다. 이 덕분에 그는 지난 2월엔 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 초청돼 처음 미국 무대를 밟았다. 최호성은 “지난 1년간 일어난 일들이 꿈만 같다. ‘낚시꾼 스윙’이나 ‘위대한 쇼맨’이란 수식어가 모두 과분하다”며 “항상 팬들에게 감사하는 자세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최호성은 20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코오롱 제62회 한국 오픈에 출전한다. 지난해 이 대회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이후 꼭 1년 만이다. 그는 “최근 컨디션 난조로 일본 투어 2개 대회에 기권했다. 지난주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공동 55위에 올랐는데 한국 오픈에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 출전했던 최호성. [AFP=연합뉴스]

지난 2월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 출전했던 최호성. [AFP=연합뉴스]

올 시즌 주로 일본에서 활동하는 최호성은 팬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조그마한 선물을 마련했다. 대회 때마다 라운드를 따라다니는 팬들에게 포켓용 손톱깎이 세트를 선물한다. 케이스에 낚시 스윙 이미지를 담은 이 세트는 최호성이 사비를 털어 마련했다.

최호성이 골프 팬에게 선물하기 위해 사비를 들여 제작한 손톱깎이 세트. [사진 최호성 SNS]

최호성이 골프 팬에게 선물하기 위해 사비를 들여 제작한 손톱깎이 세트. [사진 최호성 SNS]

일본에선 ‘호(虎)랑이’를 뜻하는 ‘토라 상’으로 불리는 최호성은 “단순하게 말로만 감사 인사를 전하기보다 기억에 남는 선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 스윙 이미지를 새긴 손톱깎이 세트를 제작했다”며 “일본에서 나만 따라다니는 고정 팬이 10명도 넘는다. 감사의 의미를 담아 팬들에게 선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성. [사진 KLPGA 민수용]

최호성. [사진 KLPGA 민수용]

그는 지난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 출전하느라 난생 처음 미국 땅을 밟았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비롯, 많은 스타들이 최호성의 스윙 자세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호성은 다음 달 열리는 PGA투어 존 디어 클래식과 베라큐다 챔피언십에도 초청 선수로 출전한다. 처음 출전한 페블비치 프로암에선 컷 탈락했던 그는 이번엔 컷 통과를 1차 목표로 삼았다. 최호성은 “나라마다 공기가 다르듯이 골프장도 모든 게 다르다. 미국은 특히 잔디부터 코스까지 정말 많은 게 달랐다”면서 “무엇보다 시차부터 적응해야 한다. 다음 달 2개 대회에선 꼭 컷을 통과하고 싶다”고 했다.

최호성. [사진 KLPGA 민수용]

최호성. [사진 KLPGA 민수용]

최호성은 자신의 독특한 스윙이 부끄럽기는커녕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스윙 폼도 각각 다른 게 당연하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내 스윙에 자신감이 있고, 그래서 (내 폼을) 사랑한다”며 “지금의 낚시 스윙 폼을 최대한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 현장에서 멋진 샷을 보여주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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