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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총재 안기부 조사 반박 내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김대중 총재는 안기부의 조사가 끝난 뒤 여의도 중앙당사에 돌아와 『모든 혐의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하면서 조사경위 내용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서경원 의원 공천문제=이미 공천심사위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서 의원 공천에 전혀 관련하지 않았다.
서 의원과 이길재 대외협력위원장이 마지막으로 공천을 내가 결정했다고 말했다는데 그렇다면 변호사들이 서·이씨를 만나 확인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하지 않았나. 사전에 서 의원의 불순한 신분을 몰랐고 정부가 발행한 신원증명서를 믿었으며 카톨릭 농민회장이기 때문에 당연히 공천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공천결정과정에 관여한 바는 없다.
◇서 의원 입북사실 사전인지 문제=서 의원이 작년8월 출국시 인사하러 와서 일본에서 열리는 제3세계 식량회의에 참석한다는 이야기만 들은 기억뿐이다. 미국을 거쳐 북한에 간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한겨레신문 윤재걸 기자가 헝가리 방문시 서 의원 입북 사실을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본인도 부인하고 있다. 서 의원에게 입북여비를 주었다고 하는데 국회의원이 해외여행을 할 때는 관례로 5백 달러에서 1천 달러를 주기도 하고 안주기도 하는데 당시 서 의원에게 돈을 주었다면 그건 관례에 따른 것일 따름이다.
◇친서 전달설=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로 조사관들에게 증거를 대보라고 말했으나 전혀 증거를 대지 못했다. 물론 구두메시지도 없었다.
◇유럽 방문시 서 의원 동행 이유=중요 일정 중에 로마교황을 만나는 것이 포함돼있어 카톨릭신자를 수행케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선발된 것으로 알고있다.
특히 서 의원은 카톨릭농민회장을 지냈기 때문에 적임자로 생각해 인선했다고 당시 김원기 총무가 밝혔다. 또 외교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수행토록 했다.
◇조명동씨 동행이유=경제학자인 조 박사가 나의 옥중서신을 독일어로 번역하고 있어 그 일을 매듭지을 필요도 있었고 조 박사가 헝가리의 주요인사들과 잘 안다고 해 그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조 박사는 북한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언론에 게재하기도 했기 때문에 전혀 의심치 않았다.
◇헝가리서 북한대사 접촉설=조 박사가 개인적으로 헝가리주재 북한대사대리를 만났는데 북한대사대리가 「김 총재를 찾아와 인사하고 싶다」는 말을 전했는데 개인적으로도 만날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수행의원들과 협의한 결과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에 따라 만나지 않았다.
◇LA 윤한봉씨와의 관계=내가 82년부터 85년까지 미국에 있을 때 나를 계속 비난한 사람으로 전화 한 통화조차 해보지 않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다.
◇전대협대표와 이홍구 통일원장관 면담관계=전대협 학생들이 찾아와 평양축전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을 때 북한방문은 정부와 절차를 협의하라고 조언했었다. 지난 6월15일 밤 또다시 찾아와 정부가 하라 대로하고 평양축전의 체육행사와 문화행사만 참여하겠다는 등의 변화된 태도표명을 해왔다.
그래서 다음날인 6월16일 이 통일원장관을 만났을 때 학생들의 변화된 태도를 이야기해주고 만날 용의가 있느냐고 했더니 이 장관이 그러겠다고 해서면담이 이뤄진 것이다. 전대협대표 만난 것과 임수경양 방북이 마치 연관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내 입장으로서는 꼭 그렇다고 이야기하기가 곤란하다. 정부가 전대협의 변화된 태도를 받아들여 평양에 학생들을 보낸다면 임양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전혀 문제도 안 됐을 것이다.
◇전대협 성격문제=통일과 민족자존을 중요시하는 단체라고 생각한다. 극히 일부에는 주체 사상파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SI, CDI 관련 문제=SI(사회주의인터내셔널)는 선언문에도 나타나 있듯이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사회민주주의 단체다. CDI(기독민주연맹)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 평민당은 이들 두 단체의 정식 멤버가 아니고 업저버에 불과하다.
◇주한미군 감축주장 문제=평민당의 당론은 평화통일정착을 위해 남북평화체제가 구축됨에 따라 점진적으로 감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기부의 평민당 음해문제=조사관이 안기부가 평민당을 음해하고 있다고 보느냐고 물었는데 있지도 않은 친서설을 유포하는 것 등은 평민당을 해롭게 하기 위한 저의가 분명하다.
◇이길재 위원장이 부다페스트에서 김 총재에게 서 의원 입북사실을 얘기했다는데 대해=나는 이 위원장을 상당히 신임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사람은 일도 야무지게 하는데 왜 나에게 그런 얘기를 미리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이 위원장이 지난 6월 21일 이전에는 몰랐다고 해 그런 줄로만 알았다. <이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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