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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사들여 청년·신혼부부에 공급하는 ‘도시재생’ 시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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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8월 19일 한 달간의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생활을 마친 뒤 강남북 균형 발전에 대한 정책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8월 19일 한 달간의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생활을 마친 뒤 강남북 균형 발전에 대한 정책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빈집을 사들여 청년·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빈집 활용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첫 삽을 뜬다.

서울시는 강북 일대에서 시범적으로 사들인 빈집 14채를 청년주택과 생활기반시설 등으로 짓는다고 14일 밝혔다.

빈집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지난해 8월 박원순 시장이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서 한 달을 살고 나와 발표한 강북 중심 ‘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의 일부다. 2022년까지 강북의 낡고 오래된 빈집 1000가구를 사들여 4000가구로 리모델링해 청년·신혼부부에게 싸게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서울시는 빈집 38채를 샀다. 이 중 강북 일대에 복합용도로 신축·리모델링이 가능하고 기반시설이 타 지역보다 부족한 빈집 14채를 먼저 ‘빈집 활용 도시 재생 사업’에 투입한다.

서울시는 먼저 삼양동의 빈집 3채를 청년주택 2채와 청년거점공간 1채로 올해 안에 탈바꿈한다. 건물상태 가장 양호한 1채(삼양로53길 14-8)는 리모델링 후 사무실·회의실 등이 포함된 청년거점공간(지하1층~지상1층)으로 바꾼다. 6월 말 공사를 시작한다. 2채는 셰어하우스로 바꿔 A, B동 형태의 청년주거공간으로 탈바꿈한다. 7월에 공사한다.

나머지 11개 빈집도 사업을 시작한다. 이 중 7채는 청년·신혼 주택 위한 행복주택, 우리 동네 키움 센터·지하주차장·공원 등으로 만든다. 설계 공모를 통해 ㈜선랩건축사무소 현승현 대표를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12월까지 설계를 마치고 1월 착공이 목표다.

서울시는 빈집 14채를 탈바꿈해 22개 가구로 만든다. SH공사와 함께 빈집 추가 매입을 위해 빈집 소유자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서울 25개 구를 대상으로 빈집 실태조사를 7월에 마치고 본격적인 빈집 매입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추진속도나 과정의 문제도 지적한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4000가구를 목표로 한 것의 산정근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 추진 전에 빈집을 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수요조사 등을 철저히 하는 게 먼저”라며 “만약 목표를 못 채우면 정책의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당초 2022년까지 1000채를 사들여 4000가구로 리모델링한다고 발표했는데 올해 계획대로면 22개 가구를 만든다.

노경래 서울시 주거환경정책팀장 “올해 책정된 2400억의 예산으로 400채를 사들이는 게 당초 계획이었는데 6월까지 216억원을 사용해 38채(약 10%)를 사들였다”라며 “빈집 매입을 위한 가격협상이 어렵고, 빈집 소유자를 파악하기 어려워 많이 늦어졌다"고 밝혔다.

김태호 기자 kim.ta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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