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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중심지 평양 간리역은 성매매 소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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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시민들이 평양역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평양 시민들이 평양역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평양 형제산구역에 자리잡은 간리역(間里驛)이 성매매 장소로 탈바꿈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RFA는 북한 사정에 밝은 중국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동인구가 많은 간리역 주변은 매음장소로 소문났다”며 “청년동맹 규찰대와 보안당국이 아무리 통제해도 단속원이 뇌물을 받고 눈감아주고 있어 성매매는 뿌리 뽑을 수 없는 고질병이 됐다”고 전했다.

평양시 형제산구역에 속한 간리역은 북한의 동서남북으로 가는 모든 열차가 통과하는 역으로, 유동구가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간리역은 한 개 노동자구에 불과한 작은 도시인데도 불구하고 이동인구가 많다 보니 평안도와 자강도 등 외지에서 몰려온 젊은 여성들의 매매춘이 가장 심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외지여성들이 이곳으로 몰리는 이유에 대해 “자기가 사는 지방에서 성매매하다 걸리면 노동단련대로 끌려가 망신당하기 때문에 성매매 여성들이 간리역으로 원정 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리역 주변에는 여객 손님을 위한 대기집(여관)이 즐비하다. 대기집주인은 성매매 여성과 남성 손님을 연결해는 포주역할을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간리역 주변의 성매매 여성들 가운데는 10~20대가 많다. 대부분 빚에 쫓기거나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가출한 여성들이다.

한 탈북 남성은 “생활고로 중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10대 여성이 성매매에 뛰어들고 있다”며 “콘돔 같은 피임기구도 없이 젊은 여성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성매매에 내몰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성매매는 하룻밤 혹은 시간제로 이뤄진다. 소식통은 “하룻밤 서비스의 경우 화대가 30달러(약 3만5000원), 시간제는 10달러”라고 말했다. 성매매 대가는 포주와 성매매 여성이 나눠 갖는다.

간리지역이 외부 숙박자가 많은 곳으로 알려지면서 돈 좀 있는 사람들은 간리역 주변의 집을 여러 채 구입해 대기집으로 개조했다. 소식통은 “돈이 좀 있는 사람들은 간리에 집을 여러 개 구입해 대기여관으로 개조했다”면서“성매매 대부분이 대기집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간리역 주변이 성매매 장소로 탈바꿈한 것은 간리역이 평양의 마지막 관문으로 증명서 검열과 숙박 검열도 상대적으로 느슨하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성매매나 매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매음’으로 표현하거나, 그와 유사한 용어로 ‘퇴폐적이고 색정적’이라는 말을 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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