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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숨지기 전, 고유정 다정한 문자 받고 '소름 돋는다'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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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 [중앙포토]

제주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 [중앙포토]

'제주펜션 전 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의 전 남편 유족이 피해자가 아이를 만나러 가기 전 이상한 이야기 두 가지를 했다고 말했다.

숨진 강모(36)씨 남동생 A씨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이를 만나게 된 면접일이 결정됐을 때 형님이 저한테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첫째로 (고유정에게) 전에 없던 다정한 말투의 문자가 온다고 했다"며 "물결 표시, 이모티콘…. 형님이 '한번 봐봐라. 나 소름 돋는다'라고 이야기 했던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유정이 단답형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응답을 하지 않았던 전과 다르게 갑자기 다정하게 문자를 보냈다는 게 A씨 얘기다.

그는 "이런 문자가 오니까 형은 너무 당황스러워 했다"며 "저는 '다시 잘해 보려는 거 아니야, 혹시? 생각 잘해'라고 하니까 형님이 '걱정하지 말라고 나는 다시 만날 생각도 없고 애만 아니면 다시 연락조차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이상한 점은 하나 더 있다"고 했다. 그는 "(고유정이) 아이를 만날 장소·지역을 통보했는데 그쪽 외가도 신제주에 있고 저희 집도 신제주에 있다. 이혼 과정에서도 애를 몇 번 보여준 적이 있는데 그때도 신제주였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제주도 동쪽 지역을 통보했다. 제주도에서는 1시간 반 거리면 되게 먼 거리다. 형님이 '왜 여기서 만나자고 하지?'라며 의심스러워했다"고 밝혔다.

A씨는 고유정이 평소 폭언·폭행을 일삼았으며 거짓말을 매우 잘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형님이 이혼을 결정했던 결정적인 계기 중 하나가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기 때문"이라며 "긁힌 자국도 많고 핸드폰으로 맞아서 눈이 찢어졌던 적도 있어 제가 얘기를 했다. '그렇게 당하면서 왜 살았냐. 같이 욕이라도 하고 한 대 때려주든가 같이 하지'라고 하니 형은 '여자를 어떻게 때리니. 아이도 있는데 나는 똑같아지기 싫다'라고 얘기했었다. 정말 바보같이 순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사람들이 '(고유정) 숨쉬는 거 말고 다 거짓말 아니냐'라고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여전히 자신은 우발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거짓말하고 있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희는 지금 형님을 잃은 것도 너무나 고통스러운데 시신조차 찾을 수가 없다"라며 "부디 경찰이랑 해경 측이나 아니면 모든 인원, 가용 가능한 인원을 동원해서 형님 시신을 빨리 찾아 저희에게 돌려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저녁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씨를 살해한 뒤 펜션에서 시신을 훼손하고 제주~완도 바다와 전남 등 여러 장소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이 성폭행을 하려 해 수박을 썰다가 흉기로 방어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고유정이 범행 전 마트에서 흉기 등을 미리 구입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철저한 계획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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