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고유정(36) 사건 피해자 강모(36)씨의 시신 수색이 난항을 겪고 있다. 고유정을 피의자로 긴급 체포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강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을 발견한 것 외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9일째 고유정이 시신 상당수를 유기한 것으로 보이는 제주~완도행 여객선 항로에 대한 해상 수색을 벌이고 있다. 또 김포에서의 행적을 따라 시신을 수색해 왔다.
해상 수색에서는 성과가 없었다. 다만 김포 행적을 추적하는 중 지난 5일 인천에 있는 한 재활용 업체에서 강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을 발견했다. 3㎝ 크기의 조각들로 라면 박스 3분의 1분량이다.
하지만 이 뼛조각은 소각된 상태라 사람의 뼈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국과수에 이 뼛조각의 사람의 것인지, 또 사람의 것이 맞다면 피해자의 것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이 물체가 고온 소각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유전자를 추출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고씨가 지난달 31일 김포 주거지에 있는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버린 종량제봉투를 추적해 인천 재활용 업체와 경기도 양주의 한 폐기물 업체 등을 수색했다.
강씨 유족들은 애끓는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유족들은 그동안 입장문과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머리카락조차 찾지 못해 장례도 치러주지 못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시신을 수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강씨의 남동생은 한 매체에 강씨가 아들을 보러 가는 길에 녹화된 블랙박스 영상을 제공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강씨는 "성은 강, 이름은 ○○(아들 이름), 강씨 집안의 첫째 아들"이라며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행복의 꿈을 꾸겠다 말해요. ○○을 꼭 보겠다 말해요"라고 아들 이름을 노랫말에 넣어 불렀다.
강씨 동생은 영상을 제공하면서 "남겨진 조카가 나중에 커서 아빠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했는지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형이 아들에게 주는 마지막 노래 선물"이라 울먹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