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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 여성 잘 걸리는 ‘다발성경화증’…시력장애·사지마비 위험

중앙일보

입력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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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20~40대 젊은 여성이 많이 앓는 질병이 있다. 바로 ‘다발성경화증’이다. 전 세계 환자 수는 약 250만 명, 한국엔 약 2000여 명이 이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면역계 질환으로서 이 병을 앓게 되면 온몸 곳곳에 신경통증과 마비가 올 수 있다. 5월 마지막 주 수요일(지난 29일)은 ‘세계 다발성경화증의 날이었다.

다발성경화증은 뇌·척수 등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몸의 면역계가 중추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섬유의 구성물질)를 공격하는 '탈수초성질환'의 대표적인 병이다. 수초가 손상되는 건 뇌에서부터 전신으로 퍼지는 신경자극의 전달이 방해를 받는다는 걸 뜻한다. 이렇게 되면 온몸 곳곳에 다발적인 신경통증과 마비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이 높고, 20~40세 사이의 젊은 연령층에서 쉽게 관찰된다고 알려져 있다.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다발성경화증의 증상은 중추신경계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기느냐에 따라 다양하다. 뇌나 시신경을 침범하면 운동마비와 언어·의식장애가, 척수를 침범하면 사지 운동마비나 감각 이상이 올 수 있고, 배변 및 배뇨장애도 나타날 수 있다. 윤성상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의 경우, 다발성경화증은 눈과 척추에 주로 발병한다”고 말했다.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시력저하’와 ‘우울증, 마비 및 피로감’ 등을 가장 흔하게 호소한다. 시력저하는 시각을 인지하는 감각신경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시신경염’으로 나타난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약 25%가 경험한다. 발전되면 시력 장애로까지 이어진다. 우울증은 환자의 약 50%가, 피로감은 90% 이상의 환자가 호소한다.

다발성경화증 여부와 병의 진행 상황은 발병일과 진행속도, 증상의 호전과 악화 등을 고려해 자기공명영상(MRI), 뇌척수액검사, 유발전위 검사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병의 진행 양상은 크게 4가지다. ▶임상독립증후군(한 번 증상이 나타난 뒤 재발하지 않은 경우) ▶재발완화반복형(증상이 좋아졌다 악화하기를 반복) ▶일차진행형(첫 증상 뒤 증상이 계속 악화) ▶이차진행형(첫 증상 이후 재발완화가 반복되다가 어느 순간부터 악화하는 것)이다.

윤성상 교수는 “임상독립증후군은 재발한 경우가 아니므로 진단에 어려움은 있으나 후유증의 최소화를 위해 이 시기부터 재발을 억제하는 치료를 반드시 해야 한다”며 “최초 증상이 심각하다면 염증과 급성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대량 투여해 면역체계를 조절한 후 면역 조절제(인터페론 주사 등)를 활용하여 예방적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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