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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추도식 첫 불참 김경수 “대장님 잘 계시죠? 저 경수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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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도지사(가운데)가 지난해 5월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경수 경남도지사(가운데)가 지난해 5월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혐의’ 재판 출석 문제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처음으로 불참한다. 9년 전인 2010년 노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 때 김 지사는 봉하재단 사무국장을 맡아 추도식 주최를 주도했다. 김 지사는 재판 때문에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경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23일 ‘드루킹 댓글조작’ 혐의 재판 출석 # 김경수 지사 “안타깝다”

그는 지난 2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노무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을 앞두고’라는 글에서 “올해로 10년이다. 이제는 정말 떠나보내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뗀 뒤 “저 스스로 이번 추도식을 탈상하는 날로 생각하고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 출석 문제로 참석이) 어려워졌다. 탈상은 뒤로 미뤄야 할 것 같다”며 “대통령님이 서거하신 이후 처음으로 추도식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음이 아프고 속이 상한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도 제가 이겨내야 할 운명 같은 것이다”고 적었다. 이어 “조금 늦더라도 좋은 소식을 가지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대통령님을 찾아뵈려 한다”며 “뒤로 미룬 저의 탈상은 그때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새로운 노무현이 되려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봉하마을을 가득 메울 것으로 믿는다”며 “그분들 모두가 ‘마지막 비서관’이고 대통령님의 ‘동지’”라고 표현했다. 또 “제가 자리를 비운 동안 많은 분이 응원해주시고 힘을 모아주셨다”며 “여러분께 진 빚은 ‘완전히 새로운 경남’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중앙포토]

김경수 경남도지사. [중앙포토]

김 지사는 지난해 노 전 대통령 9주기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표했다. 김 지사는 “대장님 잘 계시죠? 저, 경수입니다”로 운을 뗀 뒤  “그해 5월 19일 비서관들과 책을 더는 만들지 않겠다는 마지막 회의를 마치면서 하신 말씀, ‘이제는 그만 손을 놓아야겠다’ 왜 그때 알아차리지 못했나 하는 자책감이 있다. 그게 너무 마음 아팠다”고 고백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대장님, 저도 요새 들어 여러 군데 두들겨 맞았다. 대통령님을 공격했던 그분들은 새로운 시간을 싫어했던 것 같다”며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그런데 저렇게 할수록 더 잘 알겠다. 그들은 그저 훼방꾼에 불과하다. 새로운 시대가 오는 것이 두려울 뿐”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들은 과거를 믿고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믿는다. 어둠에 맞서는 제 근육이 더 단단해졌다. 새벽을 부르는 제 호흡이 더 선명해졌다”며 “우리가 새로운 산맥,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 더불어 사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 결코 두려워하지도 흔들리지도 않겠다. 뿌리가 굳센 나무와 산, 그 덕택에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게 됐다”고 했다.

김해=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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