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나경원 따라한 문희상 “밥 잘 사는 할아버지 될테니 국회 정상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10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밥 잘 사주는 할아버지가 되겠다”며 웃었다. 9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이 원내대표와 회동한 자리에서 ‘밥 잘 사주는 누나가 되겠다’고 한 것을 응용해 국회 정상화를 당부한 것이다.

문 의장은 이날 오후 이 원내대표를 만나 “여당은 당당해야 하고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가난한 집의 맏아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야당을 동생이라고 생각해라. (나 원내대표가) 밥 잘 사주는 누나라고 했던데 누나를 모시고 역사에 남는 일을 해봐라. 잘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래도 제일은 국민이다. 국민만 보고 뚜벅뚜벅 가되 야당이 아무리 보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같이 가야하는 동생들이니까. 포용해야 한다. 같이 더불어 협치해야 한다”며 야당 요구에도 귀를 기울여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문 의장은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을 언급하며 “아주 외로울 때는 김근태를 잊지 말라”며 “그는 실용성도 겸했으나 높은 이상을 한번도 잊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간 사람이다. 이 원내대표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김근태계로 분류된다. 그의 정치적 기반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은 고 김근태 전 의원을 중심으로 재야 운동권이 주축이 돼 1999년 결성된 모임이다. 대표를 맡은 우원식 의원을 포함해 현재 20여명이 활동 중이다.

문 의장 조언에 이 원내대표는 “다음주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원내지도부가 구성되면 그때 의장님이 원내대표들 다 모이라고 해서 지혜를 찾아볼 계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절대 제 고집과 제 신념으로 (국회 운영을) 하지 않겠다”며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이해를 대변하고 앞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