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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경상수지 흑자 112억 달러 6년9개월 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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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불안한 흑자다. 3월까지 경상수지는 83개월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의 그림자가 짙어졌다.

수출 -8.4% 수입 -7.6% 불황형 흑자 #4월 외국인 배당 많아 적자 가능성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분기 경상수지는 112억5000만 달러 흑자였다. 2012년 2분기(109억4000만 달러) 이후 6년9개월 만에 최저치다. 수출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1분기 상품수지 흑자 규모(196억1000만 달러)는 2014년 1분기(170억6000만 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작다. 1분기 수출(1375억 달러)이 1년 전보다 8.4% 감소한 탓이다. 분기 기준으로 수출이 줄어든 것은 2016년 3분기(-3.9%) 이후 2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입(1178억9000만달러)도 7.6% 줄면서 2016년 3분기(-1.5%)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서비스수지는 76억6000만 달러 적자를 냈지만 1년 전(-93억1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35억7000만 달러)가 1년 전(-49억6000만 달러)에 비해 감소해서다. 여행수지 적자는 2016년 4분기(-23억9000만 달러)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한국은행은 “국내 입국자 수는 증가하고 출국자의 여행소비 금액이 줄어들면서 적자 폭이 줄었다”고 밝혔다. 1분기 국내 입국자는 384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내국인 출국자(786만4000명)는 5.8% 늘었다.

3월 경상수지는 48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2년 5월 이후 83개월 연속 흑자다. 1년 전(51억 달러)보다 흑자 폭은 줄었다. 반도체 등 주력 상품의 수출 부진 등으로 상품수지(84억7000만 달러)가 악화한 영향이다.

상품수지 부진이 이어지면 외국인 배당액 송금이 집중되는 4월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월 중 경상수지가 일시적으로 소폭 적자나 소폭 흑자에 머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지난해 4분기 이후 기업 실적이 악화됐고, 지난해 중간배당 및 분기배당 등이 이미 크게 이뤄져 배당금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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