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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에 추경, 법안심사 모두 멈추나…한국당 국회 일정 ‘보이콧’

중앙일보

입력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편 등을 담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추진하면서 국회가 얼어붙고 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 등 文정권 경제실정백서위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 등 文정권 경제실정백서위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

정부는 24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25일 국회에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총리는 “국회는 추경을 신속히 처리해 그 효과가 제때에 나오도록 도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여러 가지 입법 활동과 추경안 통과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저지 투쟁을) 자제하시고 국회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당은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을 강행하면 국회 일정 전체를 거부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추경안 심사가 언제 시작될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전날 장제원 정치개혁특위 한국당 간사는 “선거제뿐만 아니라 ‘땜빵 미세먼지 추경’, ‘찔끔 산불재해 추경’, ‘총선 매표 부정추경’ 등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이날엔 한국당 ‘문 정권 경제실정백서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광림 의원과 특위 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경 중독 문재인정부가, 또다시 국민혈세퍼쓰기 총선용 정치 추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자유한국당 의원석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24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자유한국당 의원석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국회 상임위원회별 법안심사소위 진행도 순조롭지 못한 상황이다. 교육위원회는 이날 법안소위를 열어 무쟁점 법안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한국당 소속 위원 전원이 불참했다. 소위원장인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한국당 위원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교육위는 법안소위를 매달 둘째, 넷째 수요일에 2회 열기로 이미 합의했다. 그렇기 때문에 진행은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위 법안소위는 한국당 불참으로 법안을 의결하지는 않고, 법안 논의만 했다. 조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원내 갈등 상황이 있어도 법안 심사는 계속하는 게 관행이었는데, 법안심사까지 보이콧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전날엔 행정안전위원회가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법안을 논의하기 위해 법안소위를 열었지만 한국당의 반대로 소란이 벌어졌다. 소위원장인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한국당 위원이 불참한 가운데서도 회의를 열자 행안위 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이 들어와 “날치기다”, “의사일정 합의도 안 해놓고 무슨 회의를 하나”라고 소리쳤다. 소위는 정회를 거듭하며 회의를 계속했지만, 결국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법안을 의결하진 못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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