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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구하기' 나선 한국당···의장실 충돌, 문희상 병원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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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문희상 국회의장. [연합뉴스]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문희상 국회의장.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설전하는 문 의장 문희상 국회의장. 김경록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설전하는 문 의장 문희상 국회의장. 김경록 기자

자유한국당이 24일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지키기에 나섰다. 오신환 의원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요새’라는 판단에서다.

오 의원은 이날 오전 “소신을 지키기 위해 여야4당이 합의한 공수처 설치안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안에 사개특위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자칫 패스트트랙 전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만큼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오 의원을 사개특위 위원에서 사보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오 의원은 “단연코 사보임을 거부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한국당 의원들은 급박하게 움직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의총이 끝난 뒤 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문희상 국회의장실을 찾았다. “원내대표가 사보임 접수를 하면 국회의장이 허가하게 돼있다. 허가하지 말아달라고 하겠다”는 게 나 원내대표 설명이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오전 9시30분쯤 의장실을 찾았다. 나 원내대표는 문 의장을 향해 “사보임 안해주셔야 한다. 국회의 오랜 어른이시라면 막아주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의장과 김명연 한국당 의원 사이에서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약속을 여기서 보는 앞에서 하세요!”(김명연 의원)라며 따지자, 문 의장도 “내가 왜 당신 말을 들어야 하냐. 지금 뭐하는 거냐”며 맞섰다. 문 의장은 “이게 대한민국 국회냐”며 한국당 의원들에게 따지기도 했다.

의장실은 순식간에 한국당 의원들과 의장 경호원, 기자들이 뒤섞이며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문 의장은 “답변을 하고 가라”며 항의하는 한국당 의원들을 뒤로한 채 “다른 일정이 있다”며 급히 의장실을 떠났다. 문 의장은 이후 쇼크 증세가 와 국회 의무실 권유에 따라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장실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이 답변을 회피하고 나갔다”며 “사보임 관련 법을 확인해보니 명백히 국회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위원이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의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에 사보임할 수 없다’는 국회법 48조를 대응논리로 제시한 것이다.

한편 전날부터 이어진 철야농성 직후 열린 이날 오전 의총에서도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을 합의한 여야4당을 집중 규탄했다. 그 중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비판이 거셌다. 황교안 대표는 “이정권이 끝내 독재를 한다면 국민들이 청와대로 달려가서 대통령의 항복을 받아 낼 거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공수처가 듣기에는 좋아보여도 정권의 홍위병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공수처법 등을 비판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은 김세연 의원은 긴급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 의원은 “23일 저녁 7~9시, 만19세 이상 성인 1588명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패스트트랙에 대해 여야 합의를 해야한다는 의견이 53.4%, 강행처리 의견이 42.9%로 나타났다. 연동형비례제에 대해서도 반대가 50.6%, 찬성은 37.4%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영익ㆍ임성빈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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