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경제ㆍ안보 다 망치고 승산 없으니 '친문총선연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의원들은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 설치법 등의 패스트트랙 여야4당 합의 사항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쳤다. [뉴스1]

자유한국당이 23일 여야 4당의 선거법ㆍ공수처법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밀실야합을 즉각 중단하라”며 강력 반발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이같이 주장했다.

여야4당 선거법·공수처법 패스트트랙에 #"천막농성도 하겠다" 초강경투쟁 예고 #"주먹싸움에 사시미칼 찌른 것" 비난도

특히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비판이 거셌다. 선봉에 선 건 황교안 당 대표였다. 당초 이날 대구에 방문하려고 했지만, 전날(22일)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잠정 합의가 나오자 일정을 급히 바꿔 의총에 참석했다.

황 대표는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을 추진하려는 이유는 명백하다. 경제ㆍ민생ㆍ안보 다 망쳐놓고 국민의 분노가 차오르고 저항이 거세지니까 국면을 전환해보려는 치졸한 발상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과 1대1 승부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으니까 2중대, 3중대, 4중대를 들러리 세워 ‘친문총선연대’를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이들이 국회를 지배하면 반기업규제ㆍ귀족노조우대ㆍ원전폐기 등 이념 법안들이 일사천리로 통과된다”며 “최저임금이 1만5000원, 2만원까지 가도 누가 막을 수 있겠나. 친문세력만 살아남는 독재 공화국이 되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또 패스트트랙에 잠정 합의한 바른미래당을 향해서도 “바른 보수를 지향한다는 당까지도 당리당략에 매달려 여당의 꼼수에 동조했다.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했다.

천막 농성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황 대표는 “한 걸음도 물러나선 안 되고 물러날 수도 없다”며 “저부터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 거리로 나서야 한다면 거리로 갈 것이고, 청와대 앞에서 천막 농성을 해야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가 발언하는 동안 의원들은 7차례나 박수를 보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현안 관련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원내대표도 “(선거법ㆍ공수처법) 패스트트랙이 태워지는 순간 민주주의 붕괴 270일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에 대해선 “법원, 검찰, 경찰 권력을 청와대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한 마디로 게슈타포”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260석 좌파독재 개헌 플랜이 작동되는 것”이라며 “패스트트랙을 포기하고 사개특위ㆍ정개특위를 정상화한다면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도 적극적ㆍ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당 의원총회가 열린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는 ‘의회민주주의 파괴 선거법ㆍ공수처법 날치기 결사 저지!’ 등의 플래카드가 붙어 시작 전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 역시 “날치기 즉각 중단하라” “밀실야합 즉각 철회하라” “좌파독재 장기집권 음모 강력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투쟁 결의를 다졌다.

선거법·공수처법 소관 상임위인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소속 의원들도 공개발언을 통해 규탄행렬에 동참했다. 사개특위 한국당 간사 윤한홍 의원은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합의에 대해 “주먹으로 싸우는 싸움판에 사시미칼로 뒤에서 찌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 역시 “민주당은 어떻게 정치를 이렇게 하냐. 명색이 선거제도를 좌파연대하고 짬짜미하냐”며 “뒤통수 민주당, 뒤통수 문재인 정부”라고 비난했다.

한국당은 지난주에 이어 27일 토요일에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기로 했다.

한영익ㆍ김준영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