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대형 뮤지컬 전용극장이 문을 열었다.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 부산금제금융센터(BIFC) 안에 1727석 규모로 자리잡은 드림씨어터다. 오케스트라 피트석을 제외한 상설 객석 수로는 국내 최대 뮤지컬 전용극장이다.
국내 최대 1727석, 첨단설비 갖춰 #첫 무대 ‘라이온킹’ 연장 공연키로
지난 11일부터 개관 기념작 ‘라이온 킹’이 공연 중인 드림씨어터를 지난 19일 찾아가 설도권(57·작은 사진) 대표를 만났다. 그는 “이제 ‘빅 콘텐트’를 부산·경남 지역에 가져올 수 있게 됐다. 공연장이 새로운 관객층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뿌듯해했다.
2000년부터 공연 마케팅·매니지먼트 전문 회사 클립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설 대표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을 제작한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 새 공연장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 “소리다. 어느 좌석에 앉아도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구석구석에 스피커를 배치했다. 또 무대 스태프들이 만족할 만한 기계 시스템을 갖추는 데 욕심을 냈다.”
드림씨어터의 무대 환경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무대 천장에는 배경 장치와 조명 등을 매달 수 있는 배튼이 15㎝ 간격으로 80개가 설치됐다. 각 배튼의 최대 하중은 750㎏에 달하며, 분당 108m 속도로 오르내릴 수 있다. 관객 눈에 보이는 무대의 높이는 12m지만, 그 위부터 천장까지 추가로 14m의 공간이 있어 무대 장치를 운용하기 수월하다. 설 대표가 이곳 극장을 분양받아 시설을 갖추는 데 든 예산은 총 300억 원 정도다.
설 대표는 “드림씨어터 덕에 이번 ‘라이온킹’ 내한 공연도 가능했다”고 털어놨다. “제작사인 디즈니 측에서 한국에서 최소 20주 이상 공연을 해야 내한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에서 20주를 공연하면 좋겠지만, 20주가 가능한 공연장이 없다. 서울·대구·부산을 합쳐 20주 공연을 잡았고, 드림씨어터 개관을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한국에서 40주 공연까지 가능해지면 브로드웨이·웨스트엔드의 좋은 공연들을 더 빨리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부산 관객들의 반응은 어떤가.
- “그동안 부산·경남 지역에선 좋은 공연을 볼 기회가 부족했다. 그 갈증이 오랫동안 쌓인 상태였다. 원래 ‘라이온킹’ 부산 공연을 5월 19일까지 할 계획이었는데, 티켓 사전 예매에서 80%가 팔렸을 정도로 관객들이 호응이 대단했다. 제작사와 협의해 5월 26일까지 일주일 연장 공연을 하기로 했다.”
- 앞으로 어떤 작품을 올리나.
- “‘라이온킹’을 마친 뒤엔 3개월 동안 극장 문을 닫고 보완점을 찾는 정비 기간을 가질 계획이다. 이후 9월 ‘스쿨 오브 락’과 연말 ‘오페라의 유령’ 내한공연이 예정돼 있다. 성공하지 않을 공연은 절대 지방에 세우지 않는다는 게 우리 ‘설 형제’의 소신이다.”
부산=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