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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훈 “기절” 정준영 “정신 들기 전에”…피해 여성 상태를 암시하는 단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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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정준영(왼쪽)과 정준영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말한 내용. [사진 일간스포츠·JTBC 방송 캡처]

가수 정준영(왼쪽)과 정준영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말한 내용. [사진 일간스포츠·JTBC 방송 캡처]

성관계 동영상 촬영과 유포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30)과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는 가수 최종훈(29) 등이 있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강제 성폭행 정황을 암시하는 표현이 나왔다고 JTBC가 18일 보도했다.

이날 오후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이른바 ‘황금폰’으로 불리는 정준영이 2016년 사용하던 휴대전화에서 이런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JTBC에 따르면 한 여성은 정준영 등과 함께 술을 마신 뒤 정신을 잃고 성폭행 피해를 봤다. 다음날 정준영 등이 있던 카카오톡 대화방 멤버들은 관련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어제 어땠냐”는 B씨 질문에 정준영은 “X웃겼어ㅋㅋ”라며 대화를 시작했다.

그러다 정준영은 “아 XX 영상 있어? 지워버려 얼른 ㅋㅋ”이라고 한 다음 “형이 XX 플래시 터트려 걸린 거야 ㅋㅋ 저 X 정신 들기 전에 XX(성관계) 했어야 했는데”라고 적었다.

[사진 JTBC 방송 캡처]

[사진 JTBC 방송 캡처]

이 대화방에선 또 항거불능에 있는 여성과 일반인 A씨가 성관계하는 영상이 올라왔다고 JTBC는 전했다. A씨가 “야동 볼 사람”이라고 하자 최종훈은 “나”라고 답했다. 영상이 전송되자 최종훈은 “뭐야 기절이잖아”, “살아있는 여자(영상)를 보내줘”라고 적었다.

JTBC에 따르면 “정신 들기 전에”, “기절”이라는 대목처럼 여성의 항거불능의 상태를 의미하는 표현들이 이 대화방에서 수차례 언급됐다.

이들이 나눈 대화를 본 성폭력 전문 이은의 변호사는 “대화를 보면 성관계를 하든 어떤 신체적 접촉을 하던 자기 의사에 의해서 (여성들이) 무언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음을 추정하게 해준다”며 “이 사건의 기본적 전제는 ‘준강간’ 혹은 ‘준강제추행’ 등이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아마도 가해자들이 여러 번 반복을 통해 습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비행집단의 규범은 심화하면 심화했지 그게 발각되기 전까지는 사실은 제지될 수가 없는 경향성을 띈다”고 분석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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