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길 허무하게 침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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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프로복싱 WBA 밴텁급 챔피언 문성길(26)이 9일 오후 태국 방콕의 라즈담넨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타이틀 3차 방어전에서 동급1위 도전자「카오코·갤럭시」(30)에게 시종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등 무기력한 경기운영 끝에 3-0심판 전원 일치의 판정패를 당해 11개월만에 타이틀을 내주고 말았다.
문은 이날 2라운드에 선제공격을 퍼다「카오코」의 양 훅을 안면에 얻어맞고 오른쪽 눈 위가 찢어지는 부상이 있은 후부터 경기감각을 상실, 주먹다운 주먹한번 제대로 적중시키지 못한 채 졸전을 거듭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5월 백인철(28)의 슈퍼미들급타이틀 획득으로 챔피언을 6명이나 보유하는 복싱 강국으로 부상한지 불과 1개월 보름만에 이열우(WBC라이트플라이급)-김용강(WBC플라이급)-문성길이 잇따라 타이틀을 빼앗겨 실력보다는 비즈니스에 의해 챔피언을 양산해 왔다는 국제 복싱계의 따가운 비판을 면할 길이 없게 됐다.
한편 프로데뷔 9전승(8KO)의 연승가도를 달리던 문은 이날 패배로 프로 첫 패배를 기록하게 됐으며 대전료로 4천 만원과 2천 만원의 보너스 등 모두 6천 만원을 받았다.
한국은 현재 WBA슈퍼미들급 챔피언 백인철과 13차 방어에 성공해 롱런가도를 달리고 있는 유명우(WBA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 WBC 미니플라이급 챔피언인 김봉준(26)등 3명의 챔피언을 보유하고 있으며 8월6일 김봉준이 한국선수인 이삼중(25)과 첫 방어전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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