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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 취임한 이미선 헌법재판관 "국민 질타 수용...행동 신중히 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19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헌법재판관 임명식에 참석한 문형배(왼쪽), 이미선(오른쪽) 재판관 [연합뉴스]

19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헌법재판관 임명식에 참석한 문형배(왼쪽), 이미선(오른쪽) 재판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문형배(54ㆍ사법연수원 18기)ㆍ이미선(49ㆍ26기) 신임 헌법재판관이 19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6년 임기를 시작했다. 각각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서기석(66·11기)·조용호(64·10기) 헌법재판관의 자리를 채운다.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 40분(한국 시각) 우즈베키스탄에서 전자결재를 통해 두 사람의 재판관 임명을 재가했다.

이 재판관, 취임사 앞서 사과의 뜻 밝혀 

앞서 이 신임 재판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전 재산(배우자와 자녀 포함)의 83%인 35억원 이상을 주식으로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재판관은 논란을 의식한 듯 취임사에 앞서 “그동안 국민 여러분과 헌법재판소에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어 “20여 년간 법관으로 근무하면서 공직자로서 부끄러움 없이 살고자 하였으나 이번 임명 과정을 통해 공직자의 행위는 위법하지 않다거나 부도덕하지 않은 것을 넘어 한 치의 의혹도 남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국민 여러분의 질타를 겸허히 수용하며 마음 깊이 새겨 공직자로서 어떠한 의혹도 제기되지 않도록 행동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다만 취임식 직후 “야당에서 반발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짧게 소감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두 신임 재판관 모두 취임사에서 다양성을 강조했다. 문 재판관은 "외부의 다양한 시각에도 열린 시각으로 대하겠다”며 “부단한 성찰과 소통의 과정을 통해 견해 어디에도 편견과 독선이 자리 잡을 수 없도록 늘 경계하고 정진하겠다고 한 인사청문회 때 다짐을 떠올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재판관은 2008년 진보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이 재판관도 자신이 임명된 이유에 대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와 이익이 헌법재판에 반영되고,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의 권리가 충실하게 보호되어야 한다는 국민의 염원에 따른 것임을 안다”고 말했다. 이 재판관도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한편 18일 퇴임한 서·조 재판관의 자리를 두 신임 재판관이 채우며 헌법재판소의 진보색채가 더욱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판관 9명 중 6명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이기 때문이다. 이미선·문형배 두 후보자를 포함해 유남석 소장(문 대통령 임명), 이석태ㆍ이은애(김명수 대법원장 지명), 김기영(민주당 추천으로 국회 선출) 재판관 등이다. 헌재는 재판관 6명 이상이 동의하면 위헌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배당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이 재판관 임명에 강하게 반발했다. 아울러 자유한국당이 이 재판관 부부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배당됐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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