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는 앞으로 10년 동안 성장동력 확충과 사회적 기반 완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 2005년 '재정운용 패러다임 변화' 논문에서)
권오규 후보자와 변양균 정책실장이 이끄는 경제팀은 언뜻 봐선 '동반성장'이라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최적의 조합으로 보인다. 청와대도 이 같은 경제관을 바탕으로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산적한 현안을 정리하기 위해 노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노련한 관료 출신들이 핵심 포스트를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권오규-변양균 양축으로 이뤄질 후임 경제팀이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집권 후반기에 당.정.청 간 정책 조율과 경제부처의 장악 및 조정을 제대로 해낼지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우선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의 관계는 여전히 모호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직제상으론 부총리가 앞서지만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팀의 무게중심은 항상 정책실장 쪽이었다. 위원회-행정부처의 이원적 정책수립.집행 구조 속에서 이정우-박봉흠-김병준으로 이어진 정책실장 라인은 그동안 정책 기획 등을 맡는 위원회 등을 총괄하며 지역 균형발전, 부동산 정책 등 핵심 경제정책을 주도해 왔다.
특히 변 실장(57.행시 14회)은 권 후보자(54.행시 15회)보다 나이도 많고 고시도 앞선다. 경제기획원 시절 국장 승진도 먼저 했다. 재경부 내부에도 권 후보자보다 고시 기수가 빠르거나 나이가 많은 간부가 많다.
게다가 당정 협의의 맞상대인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행시 6회)도 기획원 출신 선배여서 만만치 않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외풍 차단이나 청와대와의 정책 조율 등에서 권 후보자가 제 역할을 해낼지에 대해 걱정하는 이야기가 벌써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변 실장은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3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정책의 중심은 당연히 재경부"라고 강조했다. 나이 문제에 대해서도 "'나이가 40을 넘으면 모두 친구처럼 지낸다'는 말도 있다"며 "우리 나이가 이미 50을 넘었는데, 나이 차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