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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무게 중심 여전히 정책실장 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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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스웨덴식 선순환 구조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권오규 경제부총리 후보자, 2005년 '스웨덴 복지국가모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앞으로 10년 동안 성장동력 확충과 사회적 기반 완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 2005년 '재정운용 패러다임 변화' 논문에서)

권오규 후보자와 변양균 정책실장이 이끄는 경제팀은 언뜻 봐선 '동반성장'이라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최적의 조합으로 보인다. 청와대도 이 같은 경제관을 바탕으로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산적한 현안을 정리하기 위해 노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노련한 관료 출신들이 핵심 포스트를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권오규-변양균 양축으로 이뤄질 후임 경제팀이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집권 후반기에 당.정.청 간 정책 조율과 경제부처의 장악 및 조정을 제대로 해낼지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우선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의 관계는 여전히 모호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직제상으론 부총리가 앞서지만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팀의 무게중심은 항상 정책실장 쪽이었다. 위원회-행정부처의 이원적 정책수립.집행 구조 속에서 이정우-박봉흠-김병준으로 이어진 정책실장 라인은 그동안 정책 기획 등을 맡는 위원회 등을 총괄하며 지역 균형발전, 부동산 정책 등 핵심 경제정책을 주도해 왔다.

특히 변 실장(57.행시 14회)은 권 후보자(54.행시 15회)보다 나이도 많고 고시도 앞선다. 경제기획원 시절 국장 승진도 먼저 했다. 재경부 내부에도 권 후보자보다 고시 기수가 빠르거나 나이가 많은 간부가 많다.

게다가 당정 협의의 맞상대인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행시 6회)도 기획원 출신 선배여서 만만치 않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외풍 차단이나 청와대와의 정책 조율 등에서 권 후보자가 제 역할을 해낼지에 대해 걱정하는 이야기가 벌써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변 실장은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3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정책의 중심은 당연히 재경부"라고 강조했다. 나이 문제에 대해서도 "'나이가 40을 넘으면 모두 친구처럼 지낸다'는 말도 있다"며 "우리 나이가 이미 50을 넘었는데, 나이 차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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