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文·트럼프 만남 하루 앞두고···김정은 "제재 혈안세력 타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11일 보도했다. 방송은 "(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지도하셨다"며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나라의 자립적 경제토대를 강화하며 사회주의 건설을 다그치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하여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소집하였다"고 언급했다.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사실상 대미 메시지 #오늘 최고인민회의서 국가기구 개편 예고 #최선희, 현송월 등 당 중앙위원에 올라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10일 보도했다. [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10일 보도했다. [뉴시스]

그러면서 "최근에 진행된 조미(북미)수뇌회담의 기본취지와 우리 당의 입장"에 대하여 밝히면서 "우리나라의 조건과 실정에 맞고 우리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한 자립적 민족경제에 토대하여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 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말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가 어렵게 된 현실을 반영한 자력갱생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1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직전 김 위원장이 이런 언급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을 거론하긴 했지만, 미국을 향한 강경 발언이나 핵 관련 언급은 없었다.

대신 그는 "자력갱생과 자립적 민족경제는 우리식 사회주의의 존립의 기초, 전진과 발전의 동력이고 우리 혁명의 존망을 좌우하는 영원한 생명선"이라며 "당 중앙은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하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부동한 정치노선이라는 것을 재천명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전원회의는 이례적으로 전날 정치국 확대회의에 연이어 열렸다. 또 최고인민회의(11일) 전날 중앙과 지방의 각급 간부들이 참가하는 전원회의를 열어 최고인민회의에서 국가 기구 구성안을 논의하고, 당의 간부들과 관련한 인사도 단행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아직 구체적인 국가기구 개편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며 "오늘(11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전원회의에서 노동당의 핵심 정책 결정기구인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 인선을 진행했는데, 기존 13명의 정치국 위원 중 이만건, 최휘 등 7명을 새로 진입시켰다. 또 김 위원장을 그림자 수행해온 조용원 조직지도부 부부장은 정치국 후보위원에 올랐다. 박봉주 내각 총리와 이만건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당 부위원장에 선임됐다. 박봉주 내각 총리가 당으로 옮김에 따라 내각 총리가 교체되거나 국가기구 개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임된 인물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북한의 대미외교 핵심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은 노동당 중앙위원에 진입했다. 결렬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사령탑'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인사이동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