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황하나 '연예인 마약 권유' 진술에 변호사의 일침

중앙일보

입력

필로폰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가 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경기도 수원시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필로폰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가 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경기도 수원시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의 경찰 진술 관련, 한 변호사가 "일종의 책임 돌리기"라고 지적했다. 앞서 황씨는 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당시 "2015년 처음으로 필로폰을 투약했으며, 이후 끊었다가 지난해 연예인 지인 A씨의 권유로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SBS에 따르면 황씨는 구속 후 첫 경찰 조사 때도 이렇게 진술했다.

법무법인 참진 소속 전지현 변호사는 7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황씨의 이런 주장에 대해 "혐의가 드러났을 때 '나는 잘 몰랐는데 누가 시켜서 했다', '따라서 했다' 이런 것은 일종의 책임 돌리기"라고 지적했다. 이런 발언은 앞으로 유혹의 계기가 없으면 그런 일을 안 할 수도 있다는 얘기로 자신의 책임을 감경시키기 위해 피의자가 실제 재판에서 많이 하는 말이라고도 덧붙였다. 전 변호사는 "'나는 안 된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하게 됐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발언으로 보여진다"고도 지적했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 씨가 4일 오후 경찰에 체포돼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 씨가 4일 오후 경찰에 체포돼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황씨가 '연예인 지인'을 언급한 것에 대해 전 변호사는 "시선 돌리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연예인 누군가가 강요했다고 하면, (대중은) 그가 누군지 궁금해할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의 관심이 황하나씨에서 그 연예인으로 돌려질 수 있다. 언론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을 피하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황씨의 연예인 지인 언급은 무책임할 뿐더러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 변호사는 "황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모 연예인과의 사진도 올렸다는데, (마약을 권유했다는 연예인이) 그 연예인 아니냐고 의심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 근거 없는 의혹을 퍼트리는 것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수원지법 연선주 판사는 황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검토한 뒤 오후 6시50분쯤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경찰은 소환통보에 응하지 않은 황하나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 받고 지난 4일 오후 1시30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황씨를 체포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