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박영선 남편, 사건 수임 의혹"…현대차 "과다계산 오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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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속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남편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속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남편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남편이 미국 삼성전자 소송 뿐 아니라 현대·기아차 및 계열사 관련 소송 8건도 수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자의 남편인 변호사 이모씨가 소속된 미국계 로펌 DLA파이퍼는 현대·기아차 관련 소송을 2000년부터 2012년까지는 단 두 건 수임했으나, 2013년 1월부터 6년간 8건이나 수임했다"며 "이런 정황을 볼 때 박 후보자가 기업을 압박해 남편이 현대·기아차 계열사 사건을 수임할 수 있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씨는 2013년부터 서울사무소를 개설해 대표를 맡고 있는데, 삼성이나 현대·기아차도 계약을 맺을 때는 본사와 계약을 맺고 한국 사무소에서는 수임을 하기 때문에 우리가 밝혀내기 쉽지 않다"며 "하지만 이 사무소가 수임 목적이 아니라면 왜 한국에 개설했는지 생각해 볼만 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측은 "8건이라는 숫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반박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DLA파이퍼는 특허소송에 정평이 난 글로벌 유수의 미국 로펌으로 당사는 미국 내 특허관련 소송에서 비딩을 통해 해당 로펌에 소송을 직접 의뢰했다"며 "2013년 이후 당사가 의뢰했다는 8건이란 숫자는 특정 소송들의 과정에서 의뢰 건수가 중첩되어 과다계산된 것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지난 4일에도 기자회견을 통해 "박 후보자가 '삼성 봐주기' 법안으로 삼성을 공격하면서도 남편 이씨가 삼성 관련 사건을 수임토록 해 뒷돈을 챙겼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이 변호사가 소속된 DLA 파이퍼에 그가 입사하기 전부터 특허 소송 등을 위임해왔다"면서 "삼성전자의 소송 위임이나 수행은 DLA파이퍼 미국 본사와 직접 진행한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이 변호사나 이 변호사가 소속된 사무소(도쿄, 한국)가 관여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DLA파이퍼는 4000명 이상의 변호사가 전 세계 40개이상의 국가, 80개이상의 사무소에서 종합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적 로펌이다. 이 변호사는 2008년 DLA파이퍼의 일본 사무소를 거쳐 현재 DLA파이퍼 한국총괄 대표로 근무중이다.

한편 민주당은 한국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를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로 보고 법적 대응을 취하기로 했다.

권미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은 한국당이 그동안 제기한 문제는 물론, 오늘 기자회견에서 자행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대해 강력한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며 "참는데도 한계가 있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임명권 훼손에 몰두할 시간에 민생 법안 처리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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